▒ '막' 이 주는 행복 /난 말야.이런저런..

아내는 F4? 그럼 난 소시

레드™ 2009. 2. 16. 08:29

참 잘~돌아가는 집안 같지요?

아내는 꽃보다 남자의 F4에 열광하고 남편은 소녀시대의 Gee에 열광하고... 

 

 

어제부터 카오디오를 점령한 소녀시대 앨범입니다.

이번 미니앨범 타이틀곡 'Gee'

이걸 그대로 한글 자판으로 옮기면 'ㅎㄷㄷ'입니다.  후덜덜.....

이 ㅎㄷㄷ한 곡은 소녀시대 9명의 깜찍한 외모와 더불어 이 중년의 귀동냥 레퍼토리에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사실 최근 수년간 CD들 사서 들은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간혹 누구에게 선물용으로 산적은 있지만

대부분은 통신회사의 다운로드용 MP3파일이나 증정용 CD가 음악감상의 전부였네요.

물론 음악을 듣는데는 큰 차이가 없지만 앨범이라는 재킷과 CD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는 참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이하 사진은 GIRS'GENERATION소녀시대[THE FIRST MINI ALBUM-Gee]를 직접 촬영한것입니다.

                                                                                             Distributed By S.M.Entertainment Co.,Ltd.All Rights Reserved.

                                                                                  ▲인라인도 아닌 그 옛날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더욱 더 늘씬함을 뽐내는 아홉소녀들

 

아... 그렇다고해서 이번 앨범을 직접 산것도 아닙니다.

역시 이웃의 선물로 받은 CD입니다.  근데 왜 하필이면 소녀시대의 앨범을 선물했을까요?

 

 

                                                                                                        ▲누구의 엉덩이인가는 중요하진 않습니다. 저 청바지의 브랜드는??

 

 

저를 10대 청소년으로 알고? 소위 '소시빠'라서?

 

이번 Gee라는 곡 이전에는 소녀시대를 그저 원더걸스만 못한, 개성도 없고 정신 산만한 떼거리 여자애들 정도로 치부했었고

최근 복고콘셉으로 활동을 하다가 뜸해진 원더걸스의 빈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활동하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티비에서 가끔 보고 음악도 듣고 하다보니 원더걸스와는 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이미 세대를 아울러 그 매력들이 전염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여러 정황 상 제시카로 추정되는 CD이미지

 

  

 

이 앨범엔 화보집이 들어있더군요. 이걸 보기 전까지는 9명 멤버의 이름을 다 알지 못했습니다.

유리,태연,티파니 정도?

 

 

                                                                                                                          ▲멤버들 중 노래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는 태연 

 

 

 

요즘 내용이 도를 넘어 아무리 원작이 만화라해도 유치하기 짝이 없어지자  F4에 대한 열정이 식은 듯 하지만

초기엔 만사 제쳐두고라도 티비 앞에 앉자 꽃보다 남자에 시선을 고정했던 아내였습니다.

거의 모든 남편들이 그랬겠지만 저걸 왜 쳐다보고 앉아있나...전 혀를 찼죠.

현실적이질 못하다느니 원작만화라 그렇다느니 건설적인걸 봐라... 티격태격..

그런데 소녀시대를 보니 좀 이해가 갑니다.

 

남자 체면에 티비에 소녀시대가 나왔다고해서 소리를 지르고 좋아하는 티는 낼 수 없고 그냥 무관심한 척 넌지시 보고는 있지만

이미 가슴은 두근두근, 입속에선 혀가 'GeeGeeGeeGee!'를 따라 외치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은 요지경의 신신애가 티비에 나와도 즐거울 것이고 김자옥이 공주는 외로워를 불러도 참 재미있을 것입니다.

 

단순하고 가벼운 소재들이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는 말도 있지만

또 소위 삼촌팬에 대한 일부 좋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저에게 소녀시대는 아내에 대한 복수이자 풋풋한 학창시절의 향수를 일깨워주는 사진첩같은 존재입니다.  

원더걸스가 복고와 관능으로 휩쓸고 지나간 뒤라서 소녀시대의 이번 콘셉은 오히려 경쟁력이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분명 다른 스타일이지만 우리 중년에게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효과는 같은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문화코드를 이해하려 하거나 가벼운 볼거리와 유행에 치중하는 아이돌을 비판할 필요도 없습니다.

차 한 잔에 마음을 녹이고 여유를 가지듯 방법은 다르지만'Gee' 한 곡에 잠시 시름을 잊고 즐거워하는 것도 괜찮을듯 싶네요.  

차 안에서 달리는 동안 만이라도...

비록 노래가 끝나면 힘겨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