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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 거울아, 왜 거짓말을 하니?스노우 화이트 & 더 헌츠맨

레드™ 2012. 5. 29. 08:40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어릴때부터 숱하게 읽고 들어온 명(?) 대사다.

내 아내, 내 여친, 또는 우리 엄마들도 혹시 거울을 보면서 이 대사를 되뇌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림형제의 동화 백설공주에서 이 말을 창조해낸 여왕은 우리가 알고있는 한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빚어낸 욕망과 저주로 파멸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많은 것이 베일에 싸여있는 루퍼스 샌더스 감독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서의 여왕은 나름 가슴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조금은 동정이 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하긴, 그 동정심 내지 연민이란 것은 그녀의 암울했던 과거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빼어난 아름다움 때문일 것이다.

애석하지만 예쁘면 모든 게 용서가 되는 것이 여자거든....

 

 

 

 

 

 

 

 

 

 

 

극의 전개상 공주가 사과를 먹고 쓰러지는 장면은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이 영화에서는 원작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표현해 낸다.

다만 늠름하고 잘생긴 왕자의 넓은 어깨와 가슴에 기대는 가녀린 백설공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백설공주로 시작하여 반지의 제왕을 거쳐 잔다르크로 끝을 맺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을 보고나면

남는 것은 단 한 가지, '그녀는 아름다웠다' 이다. 물론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백설공주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스크린을 수놓는 풍광도, 괴물 트롤도, 골룸의 큐티버전인 요정도 아닌

악의 여왕을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이다.

 

따라서 여왕님보다 아름다운 것은 스노우 화이트라고 말하는 거울은 거짓말쟁이다.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서 거울은 다름 아닌 여왕 자신이다.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믿고싶은, 백설공주를 통해 영원불멸의 아름다움을

얻을 수 있을 거란 확신과 믿음을 갖게 하는 또 하나의 자아였다.)

 

 

 

 

스펙이 그 사람을 대변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알고 있기론 미천한 경력을 가진

루퍼스 샌더스 감독은 거창한 이 판타지 대서사극을 의욕있게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A~18을 내 뱉으며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구겨 넣듯이 장면 장면을 카메라에 구겨 넣었을 것이다.

부족한 역량에 화풀이라도 하듯이.....

 

그가 이 영화에서 성공한 것은 샤를리즈 테론의 캐스팅, 단 한 가지 뿐이다.

아, 어디 한 군데도 쓸모 없는 토르도 반가웠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