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녀가 실종되고, 살인사건이 등장하고.....
한 사람의 파멸적 인생을 지옥을 향해 달려가는 불수레로 표현한
영화 화차(2012)는 원작이 그러하듯이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지만
적어도 내게는 애잔한 멜로로 다가왔다.
좀 더 악마적이지 않을 바에야 차라리 훨씬 불쌍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선영(김민희)의 캐릭터는 수준급이었지만 아마 가장 표현하기 쉬운 연기가
아니었을까 싶고 반면에 애초 중심에 없던 캐릭터인 문호(이선균)의 등장이
이 이야기를 멜로로 이끌지 않았을까. 마지막 순간까지 보여준 그의 순애보는
안타까움을 넘어서 감동(?)적이기 까지 했으니 말이다.
원작이 태어난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의 일본, 그리고 약 10년 전 우리나라의
사회상이 지독하게도 반영되어 있는 드라마의 배경과, 한 여자의 처절하고
또 처절한 몸부림이 얼마나 그 시대의 잔인함을 나타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음이
주는 무기력함. 영화는 그 결말과 동시에 무거운 마음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든다.
거기엔 물론 기대했던 미스터리 스릴러의 부재- 개인적으로..가 포함되어 있다.
잘 짜여진 한 장의 털목도리의 올이 풀려가는 모습은 즐거운 호기심을 주지만
결국 한 길을 따라 풀려가고야 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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