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영화보기

짧고 강렬한 운전석 옆자리 또는 룸미러. 드라이브(2011)

레드™ 2011. 11. 22. 08:40

 

 

 

 

 

요즘처럼 영화관이 넘쳐나는 시기에도 보고싶은 영화를 맘껏 보지 못 할 수도 있다.

상영관이 없으면.                                                                                        

 

 

절대 취향이 아닌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왜 그렇게 빨랫줄 빨래마냥 널려있는지... 

영화 드라이브(2011)를 보기위해 하루 중 딱 한 타임 만 상영을 하는 영화관을 찾아

어렵게 관람을 했다. 이렇게 힘들게 보는 만큼 어디 재미없기만 해봐라.               

 

 

 

 

 

 

 

 

 

 

신파극? 노트북(2004)에서 비록 수염은 길렀지만 여리고 순애보적인 남성이었던 라이언 고슬링의 외모는 여전하다. 

드라이브에서 그는 외모에 대한 반전이라 여길 만큼 카리스마 넘친다거나 파워풀한 액션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건조하리만큼 냉정하고 때론 어린 아이 처럼 순수한 상반된 모습으로 관객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그에게 감정이  

입이 되거나 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보단 지극히 제삼자 입장에서 관찰하고 따지도록 만든다. 의도적인 슬로우 

모션과 매우 절제된 대사에서 관객은 공간감을 느끼고 그 안에서 서늘한 기운마저 느끼게된다. 우리가 누군가와의   

만남의 자리에서 대화가 끊긴 어느순간 느끼게 되는 적막과 어색함이 영상 전반에 내내 존재하지만 못견디게 피하고

싶은 순간이 아닌 그 순간 그 자리에 있음을 느낌과 동시에 엄청난 심리적 압박이 존재하고 그걸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미지 Daum 영화>

 

 

때론 집행자로서, 때론 복수를 감행함으로써 보여주는 액션. 아주 강한 임팩트를 짧은 순간 남겨 뇌리에 깊게 박히게  

만드는 몇 몇 액션신은 너무나 현실적이라 잔인하게 다가오고 이야기를 팽팽하게 이끌어가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터프가이가 뿜어내는 포스보다 무섭고 잔인한 것이 인간 내면의 폭력성이 끄집어내어질 때일까? 누구에게나 감추어져

있을 수도 있는, 성격 파탄이라고까지 비추어질 정도의 극도의 폭력성이 끄집어 내지는 과정과 순간의 리얼리티는 그  

래서 더 무섭고 섬뜩하다. 다만 잔인한 내면의 본성을 표현하는 방법은 리얼했지만 그 전달력과 호소력에 있어서는 다 

소 가벼운 느낌이다. 잔잔하게 영화를 관통하는 80년 대 일렉트로닉 풍의 음악들은 마치 오우삼 감독의 총격전 비둘기  

신처럼 느와르적 감성을 만끽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요소다.                                                                               

 

 

 

칸영화제 감독상 따위는 내 알 바 아니다. 현재로서 주류는 아니지만 -상영관이 태부족이다. 색다른 연출이 보여주는    

경이로움은 헐리우드 액션 스릴러, 또는 상업영화가 나아가야할 한 가지 분명한 길을 제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렇게  

마니아적 요소를 갖추면서도 어느 정도 대중성을 갖는 몇 안되는 영화 드라이브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추천할 수 

없는 이유는 웬만한 하드코어 마니아도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잔인한 장면은 차치하고라도 연출의 색다름이 어색함과   

생소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인데 이런 시도가 계속 되어질수록 좀 더 풍부한 볼거리도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싶다. 

 

 

 

그런데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주인공의 이름이 뭐였지? 그리고 전갈은 결국 개구리와 함께 했을까?         

주인공의 '이름 없음'은 그게 나일 수도 당신일 수도 있다는 얘기이고 전갈은 절대 개구리와 함께할 수 없다.

 

 

 

 

                                                                                                                        

 

영화 내용과 관계없이 하나 덧붙이자면 관객의 볼 권리를 오로지 장사꾼의 입장 만 들어서 막지는 말자. 영화를 찍는 사람도,  

연기하는 사람도, 배포하고 상영하는 사람도 모두 문화의 일부분이란 생각은 안드는 걸까? 지금 이 순간에도 상영관을 못찾아

영화관에서만 받을 수 있는 감동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작품들이 수두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