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영화보기

익숙한 듯 다른 SF영화 <스카이라인>

레드™ 2010. 12. 6. 08:40

 

 

 

 

 

 

 

 

 

 

 

 

 

 

 

 

 

 

 

 

 

 

 

 

 

 

 

스카이라인 Skyline(2010)

 

 

스포일러 없음. 사진 Daum영화

 

 

 

 

그 동안 감명깊고 재미있게 본 영화가 많았지만 여타 영화평이나 리뷰들과 견주어 특별히 할 이야기도 없었고 대부분 그런 의견들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막 영화보기 카테고리는 개점휴업상태.

실로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나서 소감을 쓰는 이유는, 스카이라인이 이미 퍼진 소문과 달리 나름 재미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어서이다. 평점조작논란은 차치하고 낮은 평점과 영화에 대한 혹평은 바로 저 포스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바타,2012 제작진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대개 인지도가 낮은 영화들은 연관성 있는 전작들을 전면에 내세워서 홍보를 하게 되는데 일단 두말이 필요없는 아바타와 현란한 CG로 실감나는 재난상황을 표현했던 2012를 내세워 관객들의 기대심리를 부추겼고 초대형 블록버스터란 문구로 이 두영화와 동일선상에서 출발시켜 상대적인 비교를 가져왔다.하지만 스카이라인은 이 영화들과는 구분되는 비교적 저예산의 영화다. 출연진을 보더라도 굉장한 영화팬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배우들이다. 라이위드미(2005)라는 파격적인 성애장면으로 이슈가 됐지만 본 사람은 많지않은 영화에서 주인공이었던 에릭벌포가 역시 주연을 맡았고 그나마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싶었던 배우는 할아버지들의 노익장 과시영화 익스펜더블(2010)에서 적의 장군 역을 맡았던 데이빗 자야스가 비중있는 역할인 건물 관리인으로 나왔다는 정

도다.         

 

 

 

 

 

 

 

 

어쨌든 이런 초대형 블록버스터, 더구나 SF영화는 굉장한 헐리웃 스타가 아니더라도 황홀한 CG로 모든걸 커버하고도 남을 것이란 기대치가 있게 마련인데 대부분의 혹평을 하는 관객들에겐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강력한 외계인이 나타나고 나약한 인간들은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 와중에 가장 최 상층의 대통령, 또는 이름없는 소시민의 살신성인 영웅적인 행동이 절대강자 외계인을 물리치는 정형화된 헐리웃 SF영화. 사람들은 이러한 헐리웃의 패턴을 식상해하고 비난하면서도 정작 그 줄기에서 가지를 뻗칠라치면 실망을 하고 혹평을 해댄다. 기존 틀에서 벗어난 어색함이 곧 별의 갯수를 줄이고 엄지를 내리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싶다.      

스카이라인은 지금까지의 외계인 등장 영화와는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외계인이 침공하고 뉴스에선 난리법석을 떨고 미국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각국 정상을 모은다. 그리고 영웅적인 용사는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외계인 모선에 돌진을 한다. 하지만 스카이라인에서는 그 흔한 뉴스도 나오지않고 대통령이 누구에게 어떻게 보고를 받고 어떤 대책을 세우는지, 또 어떤 멋있고 사연많은 인물이 전투기를 조종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철저히 일반 시민의 시각에서 사태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영화의 배경은 LA 최고급 펜트하우스지만...)  이는 톰 크루즈의 우주전쟁(2005)과도 유사한 설정이지만 영화의 결말 도출은 딴 판이다.

 

지금 당장 우리 앞에 사람을 마구잡이로 잡아가는 외계인이 나타난다면 우린 무얼 할 수 있을까? 대통령과 그 주변의 이야기나 멋진 공군조종사의 사연 따위는 알 수도 없고 그저 이 공포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일 것이다. 따라서 스카이라인은 SF액션이라기보단 SF공포가 더 어울린다. 무서운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에게 감정을 이입하면서 감상한다면 충분히 그 공포스러움이 전해져온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 다소 엉뚱하고 실소를 자아내게 할 결말도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스카이라인을 보고있노라면 러닝타임 내내 인디펜던스 데이(1996)와 디스트릭트 9(2009)이라는 상반된 두 SF영화가 떠오른다. 스카이라인은 전형적인 헐리웃식 SF액션을 펼친 인디펜던스 데이와 취향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 컬트적 요소의 디스트릭트 9의 경계선에서 교묘하게 줄을 타고 있는 작품이다. 두 영화를 적절하게 절충하여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면 이렇게 까지 나쁜평들이 쏟아지지는 않았을텐데 대개 선호하지않는 씁쓸하고 뒷끝이 남는 결말과 함께 사실 죽도밥도 안된 꼴이라고 보는 관객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찝찝한 결말이 암시하듯 이 영화는 이미 속편이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전편만 한 속편이 없다고는 하지만 더욱 더 속편이 기대되는 이유는 많은 관객들이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의 개선과 작가의 의도 사이에서 과연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궁금하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는 감독들의 고집과 소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길 바라본다. 여전히 그만한 역량과 자질이 있는 감독들인지는 의문이지만....                        

 


 

 

 

 

워낙 나쁜 평들을 보고난 상태였고 이미 에일리언VS프레데터2 라는 괴작(?)영화를 만든 형제 감독의 작품이라서 애초 기대감이라고는 전혀 없었다는 것도 큰 이유가 되겠지만 모처럼 괜찮은 CG와 색다른 내용의 SF영화를 본 기분은 영화의 결말과 달리 꽤 유쾌했다. 이미 트랜스포머나 아바타 같은 영화로 시각효과의 극치감을 맛 본 관객들에게 비주얼로 승부하고자하는 SF영화는 더이상 어필하기는 힘들고 색다른 내용으로 모험을 하기엔 위험부담이 따른다. 스카이라인은 그 완충의 선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