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구워야 제맛.
꼬기꼬기를 노래하는 후배를 데리고 칠득이를 찾았습니다.
진평동에 칠득이라는 고깃집이 있는데요. 장사 잘 되는 것 같더니 어느날 갑자기
건물을 뜯더라구요. 다른 점포가 들어서는가보다 했는데 리모델링이었습니다.
덕분에 실내는 더 넓어졌고 룸과 홀이 적당히 나뉘어져 자리 선택의 폭이 넓어짐과 동시에
더 쾌적한 상태에서 고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칠득이 하면 옛날, 지금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풋풋했던 김혜수 주연의 순심이란 드라마에서
손영춘이 맛깔나게 연기했던 동네 바보의 이름이었죠. 왜 고깃집 이름이 칠득이일까요?ㅋ
고기를 주문하면 밖에서 지펴온 참숯과 석쇠가 깔립니다.
이어서 차려지는 반찬들.
수입고기를 사용하는 집은 비교적 푸짐한 반찬이 나오고,
국산고기를 쓰는 집은 기본적인 쌈 정도만 나오는 편인데
칠득이는 국내산을 사용하면서도 푸짐하진 않지만 꽤 다양하게 나오네요.
도시락 반찬스러운 것들이 입맛을 돋웁니다.
국내산 목살(8,000/150g)입니다. 3인분 이고요.
적당히 두툼한 두께에 시각적으로도 육질이 좋아보입니다.
칠득이는 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집인데 왠지 목살이 당기더라는....
또 불판이 석쇠라서 기름 많은 삼겹살이나 양념 묻은 갈비보다는 목살이 구워먹기 좋을 것 같더라구요.
연기를 쏙썩 빨아들이면서 지글지글 잘 익어가는 고기.
다른 고깃집에 비해 식당을 나와서도 고기 냄새가 심하게 배지않아 좋더군요.
쇠고기를 구워 먹었을 때 정도 밖에 나지않았어요.
다만 마늘 구워먹기를 좋아하는 손님을 위해 석쇠에 올려 구울 수 있는 작은 종지를 마련해주었음 좋겠네요.
이따금 그릴 사이 숯 위로 떨어지는 마늘조각을 보고 있노라면 내 살이 타는 느낌이....--;;;;;
고기가 살살 녹는다면 그만한 거짓말이 또 없지만 이거 녹는 거 맞네요.ㅋ
고기맛을 좌우하는데는 화력이나 굽는 기술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칠득이는 기본적으로 고기 자체가 상당히 좋습니다. 게다가 테이블간의
간섭이 없어서 생기는 쾌적한 분위기 또한 고기맛을 업 시키는 데 한 몫 단단히 합니다.
물론 사람들과 연기로 꽉 들어찬 비좁은 고깃집의 풍경이 술 맛을 더 돋우기도 하지만요.
밥을 주문하면 된장찌개도 함께 나오는데 인원 수 대로 나오기 때문에
과장님 숟갈 담근 된장찌개에 숟가락 넣기 싫은 미스김들이 환영할만 합니다.
깔끔한 리모델링으로 손님을 유혹하는 칠득이.
다음엔 전문으로 하는 돼지갈비를 먹어봐야겠습니다.
'▒ '막' 이 주는 행복 > 막 가서 먹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미도 감동도 없는 이야기, 닭갈비이야기 (0) | 2011.09.23 |
---|---|
천생산해물탕 점심특선 해물뚝배기 (0) | 2011.09.19 |
이탈리아 카페테리아에서의 여유로운 브런치? 카페 베니건스 (0) | 2011.09.14 |
닭요리의 숨은 고수를 찾아서...닭한마리 황상 (0) | 2011.09.06 |
콩국수 먹으러 갔다가 왕만두에 반한 시골여행 (0) | 2011.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