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가서 먹기

콩국수 먹으러 갔다가 왕만두에 반한 시골여행

레드™ 2011. 8. 12. 08:40

 

 

아주 어렸을적 여름, 아버지가 안계신 점심시간에 어머니와 중국집에서 점심을 시켜먹으면

이따금 어머니는 콩국수를 주문하셨죠. 아무맛도 안나는 콩국수에 소금을 넣어 드시는 걸

한 입 얻어먹고는 '이 맛없는 걸 왜 드실까'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요.

 

그렇게 콩국수에 대한 '맛없는' 기억은 꽤 오래 지속되어 이제 먹기 시작한지 몇 해 되지않았습니다.

그 때 어머니가 즐겨드시던 콩국수의 맛과 건강식에 대한 미덕을 서서히 알아가고 있다고나 할까요?ㅋ

 

 

 

 

칼국수가 맛있기로 소문난 시골여행에서 콩국수(6,000원)와 들깨칼국수(5,000), 그리고

김치 왕만두(5,000원)를 주문했습니다.

작은 단지에 담긴 겉절이는 덜어 먹기는 하지만 결국 다 먹게 됩니다.

나트륨의 치명적 위험 따위는 잠시 접어두고....

 

 

 

 

참고로 동절기 메뉴인 바지락 칼국수는 여전히 주문되어지고 있었습니다.

콩국수를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요.

 

 

 

 

콩국수가 등장했네요. 두툼하고 묵직한 사기그릇에 담겨져 나옵니다.

 

 

 

 

보통 중면정도의 굵기인데 여기는 면이 칼국수 만큼 굵어요.

찬 음식이라서 면발은 더욱 쫄깃쫄깃 탱글탱글. 그 흔한 토마토나 수박, 달걀도 없고

고명이라고는 오이채가 전부지만 그래서 더욱 고소한 콩국의 맛을 돋보이게 합니다.

직접 갈아 내린 콩국이라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곱게 간 건지 물을 많이 섞은 건지

입 안과 목에서 걸리는 콩이 느낌이 너무 없어서 진하고 고소한 맛이 반감된 느낌입니다.

까끌까끌하게 걸리는 느낌이 싫다면 선호하겠지만 왠지 거친 느낌의 집에서 만든 콩국수의

느낌을 기대했던 제게는 너무 세련된 콩국수입니다.

 

 

 

 

 

 

 

 

 

 

 

 

이번엔 들깨칼국수입니다.

 

 

 

 

속이 빈 스테인레스 그릇에 담겨져있는데 보온이 뛰어나고 열전도가 잘 일어나지 않아서

그릇을 잡아도 뜨겁지가 않지만 다 먹을때 까지 칼국수는 뜨근뜨끈합니다.

 

 

 

 

콩국수보다 굵고 차진 면발이 아주 만족스럽네요.

밀가루 성분이 주는 즐거움과 쫀득한 면발이 주는 만족스러운 식감에서 비롯된 행복한 포만감이

 바지락 육수가 베이스인 듯 한, 적당히 진하고 구수한 들깨국물과 어울어져 금상첨화입니다.

역시 이 집은 칼국수가 최고!

 

 

  

 

 

 

 

 

 

 

 

 

 

다음은 김치 왕만두입니다. 한 접시 6개 이고 두 번 정도 나누어 먹어야하는 하나의 크기입니다.

 

 

 

 

얇고 쫄깃한 만두피 속에 적말 속이 꽉 찬 만두소.

근래 먹어본 그 어떠한 만두도 무릎 꿇게 만든 최고의 맛이네요.

가벼운 김칫국이 아닌 진한 김치찌개의 맛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국수 먹으러 왔다가 곁들인 만두에 반하고 가는 불상사(?)가 벌어집니다.

 

 

 

 

새콤달콤한 간장을 곁들여서 수저로 한 입 떠 넣으면 칼국수의 면발과는 또 다른 행복이 밀려옵니다.

 

 

 

 

식당 앞 주차장도 넓어서 인동시내에 위치한 집 치고는 주차가 편리합니다.

 

기대했던 콩국수는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최강의 칼국수와 만두 덕에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나는 시골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