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가서 먹기

끊을 수 없는 치맥의 유혹.오꾸닭

레드™ 2011. 3. 10. 08:40

 

 

이따금 꽃샘추위는 있지만 거의 봄이 다가온 느낌입니다.

지난 주말 저녁, 뭐 먹을 것이라도 있나 싶어 아직은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아내와 진평동 먹자골목을 걷다가 발견한 간판.

 

 

 

 

<오꾸닭> 간판입니다.

오꾸닭은 <오븐에 꾸운 닭>이란 말이군요.

튀기지않고 오븐에 구운 닭은 굽네치킨이 가장 유명하긴하지만 그게 다 소녀시대 때문이고,

근래들어 먹자골목 쪽에 핫썬치킨과 오꾸닭이 시간차를 두고 연달아 오픈을 했습니다.

그 중 호기심 가득했던 오꾸닭을 오늘 정복해봅니다.

 

 

 

 

 

실내는 치킨집이라기 보다는 식당과 같은 분위기인데 극소조명을 빼면 전반적으로 다소 어둡기 때문에 호프집의 느낌이 강합니다.

홀이 넓고 자리배치도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골라 앉을 수 있습니다. 우리부부는 젊은이들 틈을 비집고 맨구석탱이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손님도 많이 눈에 띄더군요.

 

주문은 오꾸닭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본메뉴 크런치 치킨(14,900원)으로 합니다.

 

 

 

 

생맥주 빠질 수 없죠. 오꾸닭의 오리지널 잔에 담겨 나옵니다.

어느회사 제품인지 확인은 못했지만 맥주맛 좋네요.

 

 

 

 

치킨무와 피클이 제공됩니다. 두 세 번 리필은 기본입니다.

 

 

 

 

소스는 6가지 중에 고를 수 있는데 레드핫과 데리야끼 소스를 선택했습니다.

가장 매운 소스와 달콤한 소스, 극과 극의 탁월한 선택입니다.

 

 

 

 

오꾸닭에선 포크 말고도 집게가 각자 준비되는데 치킨은 손으로 들고 뜯어야 제맛이라지만 집게 덕에

손에 전혀 묻히지않고 먹을 수 있어 한편으로 좋기도 합니다.

 

 

 

 

 

 

 

주문한지 30분 이상 지나서 한참만에 기다리던 치킨이 나왔습니다.

 

 

 

 

기다림이 한계에 다다를 때 쯤 나온 치킨이라서 약간의 분노가 일어고 있었지만

일단 반으로 자른 오크통 모양의 그릇에 담겨나온 비주얼이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일반적인 오븐에 구워 만든 닭은 튀김옷이 없기 때문에 왜소해 보이고 바삭한 느낌이 부족한 편인데

그에 비해 이런 종류의 크런치 치킨은 기름에 튀기지않고도 바삭하고 풍부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날개부위는 봉과 함께 분리하지 않고 나옵니다.

 

 

 

 

그릴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출신성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얼리지않은 국내산 생닭만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역시 가슴살에서도 촉촉한 육즙이 흐릅니다.

퍼석거리지않아서 좋네요.

 

 

 

 

 

 

 

파삭하게 한 입 베어물면 치킨의 새로운 감흥이 육즙과 함께 입안에 사르르 퍼집니다.

생닭도 아니고 조리된 닭이 이렇게 신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구나 하는 감동의 순간이죠.

오묘한 향신료의 향이 풍기는 크런치도 독특하고 간이 살짝 밴 고기도 정말 맛있어서

오꾸닭의 제품 개발자들은 정말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감흥을 주는 치킨은 두 마리 치킨이나 저렴한 치킨에서는 맛볼 수 없는,

그래서 우리는 비싸다, 거품이다 하면서도 이런 제값(?)치루는 치킨을 먹지않을 수 없나봅니다.

약 6년 전 다사랑 치킨을 처음 맛보았을 때 이후 처음 느껴보는 치킨에 대한 전율입니다.   

 

 

 

 

귀신에 홀린듯이 먹다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닭그릇.

종이에 밴 기름은 닭 자체의 기름이렸다.

 

 

 

 

닭고기가 다 어디갔나 했더니 이렇게 통에 뼈만 남은 모습으로.....ㅠㅠ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환상적인 치킨이었습니다.

저 보다 치킨마니아인 아내가 양손의 엄지를 번갈아가며 치켜세울 정도니까 두 말이 필요 없더군요.

 

어쨌든 치킨맛은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고 서비스 측면에서도 자세를 낮추어 주문을 받고

호출할 때마다 "네, 고객님!" 하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즉각 응대하는 모습에서

본사에서 부터의 교육이 잘 이루어지는 건지, 아님 여기 사장님이 무서운 분인 건지, 직원들의 마인드가

적극적인 것인지... 아무튼 대단히 만족스러운 서비스였습니다. 

 

단, 손님 수와 관계없이 치킨이 조리되어 나오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는 점과

때문에 맥주 손님들은 그 시간 동안 안주거리가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른 치킨집 처럼 샐러드까지는 아니더라도 간단히 안주 삼을 수 있는 강냉이나 팝콘 정도를

구비해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네요. 치킨은 안나오고 맥주의 김은 빠져가고...

치킨무와 피클을 안주로 삼기엔 맥주맛이 아깝습니다.

 

오꾸닭의 다른 프랜차이즈들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을 하던 진평점이라도 그렇게 해주세요.

단골이 될 것 같단 말이죠. 우리 부부 한 번 빠지면 출근도장 찍거든요.ㅋ

 

단지 간판이 모던하고 깔끔해서 들어간 집이었는데 대만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