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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선계찜닭, 찜닭 맛의 재발견

레드™ 2011. 2. 10. 08:40

 

 

사무실 화장실 문에 붙어있던 음식점 책자. 평소 독서는 기피하지만 이런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가득한 Book이라면 언제나 대환영. 만사 제쳐두고 첫 페이지 부터 정독을 하다가 얼마 지나지않아 바로 발견한 <안동선계찜닭>. 아직 먹어보진 못했지만 대구를 중심으로 경북지역에서는 나름 소문이 난 곳이라 오늘 저녁은 이걸로 결정했지만 추워서 나가기 싫다는 아내를 설득하는 데 실패. 퇴근하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어 안동찜닭 (19,000원/中)을 주문합니다. 좀 맵게 해주세요~ 란 요구사항과 함께.

가격은 살짝 오른 듯 싶은데.... 업계의 평균적인 가격에 비해 1,000원이 비싸군요. 요즘 여건도 안좋은데 앞으로 얼마나 더 가격이 오르게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긴 합니다만....

 

내세울 만한 전통음식이 없는 첨단 디지털 도시(젠장--;)구미, 이 지역에선 지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까이 위치한 양반의 고장 안동의 찜닭집이 상당히 널리 퍼져있는데 대다수가 안동찜닭을 표방하지만 정통방식의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썩 만족스러운 집이 드뭅니다. 때문에 이미 검증된 찜닭집의 출현은 매우 반갑죠.



 

 

 

 

 

 

 

 

 

 

 

 

새로 오픈한 집 답게 전화응대가 친절했고 배달속도도 빠른 편입니다.

커다란 용기에 담겨진 찜닭과 치킨무, 작은 콜라와 나무젓가락이 구성의 전부입니다. 찜닭만 맛있으면 구질구질한 것들은 아무것도 필요없습니다. 더욱 기대가 되는군요.

양은 사이즈답게 푸짐한 편입니다. 양파와 대파, 고추, 감자, 꼬마새송이 등 채소류도 들어갈 건 다 넉넉히 들어갔고 쫄깃쫄깃한 떡첨도 몇 보입니다.

온전히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윤기나는 닭고기와 오리지널 안동찜닭 보다 약간은 발그레한 자박한 국물이 입맛을 더 돋우네요.


 

 

 

퉁퉁 불어서 국물을 다 빨아들이기 전에 당면부터 건져 먹어야죠.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안동선계찜닭하면 타이 쌀국수나 페투치네 처럼 납작한 당면이 일품인데 이건 그냥 평범한 당면이 들어있네요. 동성로에 갔다가 선계찜닭은 아니지만 그 쫄깃하고 맛있는 찜닭 속 납작당면 맛에 반한 기억이 있어 더욱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죠.ㅜㅜ

이거 짝퉁 아니야? 하면서 잠시 의심섞인 눈초리를 보내봤지만 닭은 대답이 없습니다.

어쨌든 당면맛은 좋았어요.

짜지않고 그렇게 달지도 않으면서 매콤하고 칼칼한 국물맛이 입맛에 딱 맞는 기분입니다. 당면이 맛있을 수 밖에 없죠.

 

이제 고기에 얼마나 간이 잘 배었고 육질이 좋은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건 나중에 다시 주문한 찜닭입니다. 일반적인 당면인 찰당면과 납작한 칼당면 중 선택할 수 있네요.

앞서 말한 납작하고 쫄깃한 칼당면입니다.

 

 



 

 

 

 

 

 

 

 

닭고기는 전형적인 닭복음탕 용 사이즈와 절단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부위마다 익숙한 모습이라 익숙한 방법으로 발라 먹으면 됩니다. 가끔 후라이드 치킨 형태로 찜닭을 하는 곳이 있어 당혹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있거든요.

육질의 야들야들 부르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가슴살 까지도 촉촉한 느낌이라 전혀 퍼석하지 않습니다. 간도 잘 배어있고 익힘의 정도도 딱 여기까지 입니다. 닭이 익는 시간과 간이 배는 시간의 환상적인 절충이 돋보이는군요.

감히 이제껏 먹었던 기억속의 찜닭 중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배달이 이 정도니 직접 매장에서 먹는다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네요.


 

 

 

청원에서 명품쌀이라고 하는 것을 얻어와서 요즘 밥 해먹고 있는데 국물에 비벼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건 뭐 밥도둑을 그냥 모셔온 셈이군요. 밥이 차지면서도 한 알 한 알 그 느낌이 살아있는 쌀인데 감칠맛나는 국물에 비볐더니 코리안 익스프레스가 따로 없습니다.

밥배, 닭배 따로 있기 때문에 동방불패의 흡성대법으로 무한 흡입. 배는 빵빵~

 

 

 

 

보통 개업을 하게되면 앞서는 의욕에 비해 기술적인 부분에서 NG가 생기기 마련인데 오픈 초기임에도 이미 검증된 시스템이라서 부족한 부분은 없는 듯 합니다.

부디 시간이 흘러도 늘 말하는 '초심' 잃지말고 맛있는 찜닭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