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가서 먹기

춥고 배고픈 영혼을 위한 안식처<누리마을 감자탕>

레드™ 2011. 2. 9. 08:40

 

 

설 연휴에는 다행이 날이 좀 풀렸지만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뭘 먹을 때도 따끈한 국물을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찬바람 속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식당에 들어가 보글보글 끓는 냄비 속 국물과 불을 껴안고 있으면 얼었던 몸은 사르르 녹아내리고 입에 고인 침도 질질 흘러내리고.... 

 

정월 대보름은 아직 며칠 남았지만 우리집엔 둥근달이 떠있습니다. 설에 잘 쳐묵쳐묵~해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여전히 영혼은 배가 고픕니다. 

 

그래서 <누리마을 감자탕>에 감자탕 먹으러 갔습니다.

누리마을 감자탕은 각종 드라마에 장소협찬으로 자주 등장하곤 하죠.

 

여러군데 프랜차이즈 감자탕집을 다녀봤지만 누리마을이 제일 깔끔하고 맛있는 것 같아요. 한동안 뼈찜 위주로 먹다가 추운 날씨 덕에 오랜만에 감자탕(20,000원/커플)을 주문했습니다. 


 

 

 

 

 

 

 

 

 

 

 

 

누리마을은 제철이 되면 생굴 겉절이가 나와서 좋아요. 굴 몇 들어있고 안들어있고의 차이가
꽤 많은 차이를 가져오거든요. 더구나 짜지않아서 리필은 필수!

고추는 풋고추와 청양고추가 나오는데 청양고추는 좀 더 얼큰한 맛을 위해 감자탕 끓는데 잘라서 넣습니다.  깍두기도 새콤달콤 시원해요.


 

 

 

 

 

 

 

 

 

우거지가 잔뜩 올라가 더 반가운 감자탕이 도착하고....

보글보글 끓는 동안 간단하게 나라발전을 위해 건배....

 

 

 

 

 

 

 

 

오늘따라 유달리 우거지가 많이 들어있네요.

기름기 없이 담백한 국물맛이 일품입니다. 

 

 

 

 

 

 

 

 

 

 우거지만 많은 게 아니라 살점도 유달리 많네요. 큼지막한 등뼈에서 커다란 살점이 뚝뚝...

살코기가 아무리 많아도 뻣뻣하고 퍼석하면 짜증부터 나는데 야들야들 부드럽게 발라지고

사르르 씹혀 넘어가는 고기들이 머릿속이 아득하게 충만한 행복을 가져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아니지만, 배는 좀 부르지만 절대 피할 수 없는 코스 볶음밥입니다.

묵은지와 김가루 정도가 전부인 볼품없어 뵈는 볶음밥인데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요? 집에서 이렇게 볶으면 '이게 뭐여~?' 하겠지만 감자탕을 먹고 나서 먹는 볶음밥엔 지남철 처럼 끌리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배는 임신 10개월 만삭이지만 기분좋은 포만감과 잠시 추위를 잊게 해주는 맛있는 감자탕이 있어 행복합니다. 춥고 배고플 땐 역시 푸짐하고 따뜬한 감자탕 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먹을 것 만 있음 행복해지는 단순한 레드, 물가 만 좀 안정되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