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을 하면 충무김밥집 만큼이나 꼭 들른다는 원조시락국집입니다.
쉽게 찾을 줄 알았는데 초행길인 사람에겐 다소 헤매게 하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호시장의 입구이자 끄트머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해산물들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다다랐습니다.
먹으러 가는 동안에도 먹고 오는 동안에도 이 원조시락국집을 찾는 목소리가 많이 들리더군요.
아주 소문난 집입니다.
입장을 하면 생소한 모습에 잠시 어리둥절해집니다. 딱히 주방과 홀의 구분이 없고
반찬통이 테이블 가운데 길게 늘어서있는 가운데 그 반찬통을 사이에 두고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고 먹게 되는 구조입니다.
오전 11시를 막 넘긴 시간이었지만 군데군데 손님들이 있었고 이내 모든 자리가 꽉 차면서
테이블 회전도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반찬통엔 특별할 것은 없지만 친근하고 익숙한 반찬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배추김치, 깍두기를 비롯, 멸치볶음, 오이겉절이, 젓갈, 부추겉절이, 청양고추, 김, 콩나물 등 반찬과 양념들이
족히 10 가지는 넘어보입니다. 산초와 후추가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앞접시에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맘대로 덜어 먹을 수 있구요.
잠시 주위를 살펴보는 사이 시락국, 즉 시래기국이 공기밥과 함께 나왔습니다.
건더기는 시래기 말고는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만 국물이 진국입니다.
장어 부산물을 푹 고아 만든 육수라서 국물이 뽀얀 것이 장어탕이나 추어탕과 같은 풍미를 냅니다.
산초가루 까지 넣어주면 더욱 그 풍미가 진해지죠.
아주머니가 알려주신 대로 밥을 말고 부추와 김가루를 넣었습니다.
매운 걸 원하면 청양고추 다진 것을 넣으면 되겠습니다.
육수 그대로의 맛도 좋고 이렇게 이것저것 넣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한 숟가락 떠 넣을 때마다 황홀할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맛집 하나는 잘 찾아왔다는 기분이 드는군요.
곰삭은 젓갈이 더욱 입맛을 돋우구요.
통영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원조시락국.
가는 날이 장날 이라더니 하필이면 시락국 가격이 4,000원에서 4,500원으로 막 오른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아주머니한테 4,000원으로 알고 왔다고.... 멀리서 일부러 왔다고.... 떼 쓸 만도 했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시락국입니다.
열라 싼 건 아니지만 분명 비싸지 않은 가격에 진한 국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반찬들,
그리고 어깨를 부딫혀 가며 먹는 손님들 틈에서 푸근한 사람냄새 까지....
통영에 가신다면 충무김밥, 꿀빵 말고도 꼭 드셔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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