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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의 전형, 게이머(Gamer 2009)

레드™ 2009. 10. 5. 09:58

 

심장이 멎지않게 하기 위해 죽어라 뛰는 대머리 아저씨의 좌충우돌 로드에로(?)무비. 아드레날린 24(Crank 2006)

일단 설정은 좋았지만 헛웃음 마저 뿜어지게 만드는 그 황당함이란....

아드레날린 24의 이름도 외기 힘든 두 감독이 매력적인 '로맨티스트 마초' 제라드 버틀러를 내세워 만든 영화를 보고 

극장 문을 나서니 한숨부터 나온다.

 

 

이미지(Daum영화)

 

 

게이머(Gamer 2009)는 가까운 미래, '슬레이어즈' 라는 실제 살아있는 사람을 조종해서

전투 게임을 즐긴다는 가상 아닌 가상현실 속 세계를 다룬 영화입니다.

사형수, 환자, 저소득 층 등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돈이나 또다른 목적을 위해 게임속 '아바타','캐릭터'가 되어 게임속으로 뛰어드는 것이죠. 

플레이어의 희열, 만족은 물론 거기에는 게임 제작자 켄의 위험한 야심 마저 숨겨져 있습니다.    

역시나 황당한 설정이지만 나름 신선한 아이디어와 현란한 액션으로 시작한 영화는

왠지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습니다.

 

게임의 특성 상,사람에 따라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려 제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되는 FPS(일인칭 슈팅 게임)게임 처럼

스크린은 전장을 누비는 주인공 '케이블'의 시점과 극단적인 클로즈업, 현란한 카메라 워킹으로 시선을 압도합니다. 

너무 현란해서 눈이 지칠정도로 말입니다.

 

 

눈이 혹사당하고 피로가 일찍 쌓여 올때 쯤. 영화는 조만간 실제 일어날 수도 있겠다 싶은 

상황에 대해 관객에게 넌지시 질문을 합니다.

청소년들이 푹 빠져있는 FPS게임속 폭력과 살인을 단순히 재미와 오락으로만 봐야할 것인지,

나를 대신하는 게임속 캐릭터, 이제는 인격마저 부여받고 있는 아바타와 실제 나의 경계는?

관객들이 오답이건 정답이건 질문에 대해 고민을 마칠때 쯤, 영화는 정답을 알려주거나

해결 방법을 유도해야 하건만 허무하게도 그대로 끝나버립니다.

주인공이 '나쁜 놈'을 무찌르는 것으로.... 물론 그 힘과 의지의 원천은 아내와 딸에 대한 사랑입니다. 

 

뭐, '미국 만쉐이~' 이런 내용은 없으니 불쾌하지는 않습니다만

'용두사미(龍頭蛇尾)란 이런 것이다' 를 제대로 보여주는 '역작'입니다.

 

 

이제는 할아버지 포스를 뿜는 부르스 윌리스보다 로맨스와 액션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는 제라드 버틀러를 좋아한다면

그냥 봐줄만할지 모르겠으나 흥행성이나 작품성이나 썩 만족스럽지 못한 영화입니다.

 

한창 클리어 순간을 향해 달려가며 마우스와 키보드를 부서져라 두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들어오셔서 컴퓨터 플러그를 뽑아버리셨을 때 그 느낌. 혹시 아세요?

 

제라드버틀러의 '게이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