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난 말야.이런저런..

보물 그 이상의 보물

레드™ 2009. 8. 25. 07:52

 

 

 

내 책상,

평상시엔 이보다 훨~ 씬 깔끔하다. 촬영을 위해 정리 않고 한 컷!

 

제일 비싼 노트북 부터 일제인데도 똥이 질질 나오는 볼펜까지... 내게 소중하지 않은 것들이 어디 있으랴.

그런데 그 양이 어마어마해서 비록 책상 위에 놓을 수 는 없지만 소중함을 넘어

우리 부부의 역사와도 같은 귀중한 보물이 있다.

 

바로 연애편지.

 

 

 

연애편지(戀愛便紙)

 

한때 청춘남녀를 엮어주는 사랑의 메신저이자 우리나라 팬시 문구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만들어준 연애편지.

지금은email, 휴대폰 문자등에 밀려 기억속에 아련하게 남아있거나 요즘 세대들은 들어만 봤지 실체를 모르는 단어가 됐다.

 

돈 안들고 빠르고 간편하고 화려한 이모티콘에 수신확인까지 되는 이메일, 문자.

 

그 시절 연애편지나 지금의 이메일, 문자 전송이나 거기에 담긴 구구절절'사랑'이야기야 변함없이 같은 것이겠지만

못쓰는 글씨 모나미 꾹꾹 눌러가며 정성들여 써, 침 바른 우표한장 딱 붙여 보내고 나서

이제나저제나 받아는 보았을까 전전긍긍하던 연애편지야 말로 그 시절 우리 사랑의 전부를 말해주는것 아닐까.

 

 

책상밑에 숨어있는 우리집 여행가방은 신혼여행 이후 이렇게 연애시절의

편지들로 가득 차있다. 비행기를 왕복 한 번밖에 못 타본 비운의 가방이자

우리집 최고의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영광의 금고이다.

 

 

책상 위는 도저히 불가능해서 모아 둔 편지들을 꺼내어 거실바닥에 늘어 놓았다.

 

원래 각자 보관하고 있던 편지들이지만 우리가 합치고 나서 편지들도 자연스레

한곳에 모이게 됐고 양도 어마어마하다.

 

파일첩에 스크랩 해 놓은 것도 있고

 

 

이렇게 박스에 넣어진것도....

 

 

100원, 80원짜리 우표가 보인다.

 

이것보다 더 오래된 우표가 붙어있는 연애편지를 갖고 있는 분도 있을텐데

지금은 아마 250원인가? 우표 사본지가....

 

꽃밭에서의 악보가 그려져 있다. 

 

 

이제는 사라진 빠른우편 제도다.

이걸 붙여 보내면 조금이라도 빨리 받아볼거란 맘에

기쁨과 설레임이 두배였다.

우체국 앞에는 빠른 우편 전용 우체통도 있어 구분해 넣었었다.

 

  

작은 편지들이다.

짱구가 있는걸 보니 그리 오래되어 보이진 않는다.

 

 

아내가 보내 준 CD 반 만한 편지....

우체부 아저씨가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혹 연애편지를 부치려하는 청춘이 있다면

반드시 규격봉투를 사용하자.

 

 

실을 잡아당기면 두사람이 만나는 참 기발한(?)아이디어 엽서로

아내의 맘을 사로잡았었지...--ㅋ

 

 

 

여자들이나 할법한 짓을 난 그때 하고 있었다.                                         이건 아내의 작품(??)           요즘도 많이들 하지않나? 

 

 

광택나는 비닐소재의 편지지.

한때 7up광고에 출연했던 캐릭터다.

어찌 이런 곳에 편지를 써 보낼 생각을 했을까.

당시 잘 나가던 팬시업체 '아트박스'의 제품이다. 

 

 

이런 편지지도....보아하니 아내가 보낸것이다.

 

 

   

91년...     친구로 잘 지내보자던......                                  1년 뒤.....사랑한다고.......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됐다.ㅎ

 

 

 

이건 군대있을 때 밤보초 서던 부대앞 위병소의 차량출입 일지다.

일종의 공문서인데....ㅋ

새벽에 근무 교대할때면 이따금 이 일지를 뜯어 뒷면에 편지를 쓰곤 했다.

 

 

밤에 위병소는 불을 켤수가 없었다.  아니, 아예 전등이 없었다.

이날은 달이 뜨지 않아 손으로 더듬어가며 쓴 편지.         글씨가 막 겹친다.

내용을 보니 아마 아내가 시험 준비중이었던 같다. 

 

 

이건 아내가 보낸 헤어지자는 내용이 담긴 편지.

찢어 버렸다가 다시 주워담아 셀로판 테이프로 수선한 모습니다.

지겹단 단어가 보인다.--ㅋ  

마냥 좋은 날 만은 아니었지....위기도 물론 있었다.

 

 

컬러풀 볼펜도 사용해보고...

 

 

 

원고지도 등장한다.                                                        편지에도 새물결, 변화의 바람이 분다.

                                                                                  286이나 386PC로 작성한듯.....--;;

 

 

 

나중에 486이 나왔을때다. 나름 워터마크도 삽입했네?ㅎ        직접 그린 편지지도...근데 누굴 그린거지??아내는 아니다.

 

 

그나마 최근(?)의 편지다. 90년대 중반 2000일을 기념해 아내가 보낸....

 

 

예전의 일기를 들춰보는 것 이상 낯간지러운 글들이지만

88년 대학 신입생으로 만나 동갑내기 친구로 지내다가 첫사랑이자 이제는 부부가 된,

7080의 끝자락을 살아 온 우리 두 사람만의 함께 한 역사가 담긴 소중한 보물이다.

 

'사랑'이라는 애틋하고 가슴시렸던 감정이 해질녘처럼 저만큼 넘어 가려할 때

가끔은 추억을 꺼내 헤집어 보면

 

20년전의 긴 생머리 찰랑대던 그녀를 만나는....

풋사과 향의 시간여행을 즐기고있는.....

나를 발견하게된다. 

 

 

 

                                                    

   

                                        (이 글은 과거  포스팅 한 내용을 캠페인 참여를 위해서 날짜를 갱신하여  재 등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