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해 먹기

쌀가루로 만든 '타르트될뻔'

레드™ 2008. 10. 8. 08:31

 

 

 

 

쌀가루로 도전한 타르트...          .... 는 아닙니다.

베이킹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웃 블로거인 '해'모씨의 레시피에서 밀가루만 쌀가루로 바꿔보고자

수차례 탐독, 완전히 습득한 후, 정작 실전에선 없는 재료가 많아 내맘대로 레시피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과부터 밝히자면 타르트가 될뻔은 했지만 결코 타르트가 아닌 정체불명의 베이킹이 됐습니다.

하지만 맛있었다는걸 부인하고 싶진 않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체에 내린 방앗간표 쌀가루에 우유와 계란, 설탕,베이킹파우더를 넣고 반죽한 후

냉장고에서 참 오랫동안 묶고 있는 매실잼을 푹 퍼서 섞어 준비합니다.

이 걸죽한 반죽은 애초 타르트의 반죽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감자를 굽느라 작동하고 있는 오븐 위에 버터를 올려놨더니 슬슬 녹기 시작합니다.

그릇이 데워졌길래 재빨리 녹여 올리고당을 섞어 버터크림을 만듭니다.

아몬드가루만 있었어도....ㅜㅜ

 

 

 

타르트틀도 없어 걍 사각 오븐팬에 쿠킹페이퍼 깔고 반죽을 붓고 한쪽 구석만 버터크림을 올려 발라봅니다.

 

 

 

180도 오븐에 20분간 구워져 나온 정체불명의 베이커리입니다.

아뿔사....버터가 녹아서 저렇게 지글지글 끓고 있습니다.

다른 부재료 없이 버터가 크림처럼 그대로 구워질거라 착각한 저의 한계를 느낀 대목입니다.  

 

 

녹아서 고여있는 버터를 따라내고 키친타올로 나머지 기름도 제거하고 나니

보기엔 뭔가 그럴듯해 보이긴 합니다.

 

 

버터가 전혀 닿지 않은 부분의 담백한 모습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상한 놈이 탄생했지만 맛은 상당히 좋아서

시치미떼고 손님상에 간식으로 내놓아도 될정도입니다.

 

아눌러 제대로 재료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내맘대로 레시피는

정확한 레시피에 대한 모독이며 정체불명의 결과물만 낳을 뿐이라는

소중한 진리도 깨닫게 됐습니다.  적어도 베이킹에서는 말이죠.

버터와 매실잼을 섞어 올렸다면 하는 어이없는 후회도 해봅니다.

 

그나마 맛이 괜찮았길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설거지하면서 집기류 몇개 집어 던졌을겁니다.

이놈의 기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