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영화보기

[늑대소년]가슴시리게 아름다운 선남선녀

레드™ 2012. 11. 27. 08:40

 

 

개봉을 한지 꽤 지났지만 도무지 볼 시간을 낼 수 없어

뒤늦게 늑대소년을 봤다.

예매를 안했다가 맨 구석 가장자리에서 보게될 줄이야.

텅 빈 상영관 안에서 전세 내고 보는 거 아닌가 했던

잠시의 착각은 이내 초딩들의 인파속으로 파묻혔다.

 

뭔 애들이 그리도 많이 왔는지...

아니나 다를까 10분여의 시간이 지나자 집중력이 흐트러진

아이들의 떠드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큰 맘 먹고 시간내서 보러온 영화관람을 이렇게 망치는 건가

싶었는데 웬걸? 몇 차례 웃기는 장면을 거치자 상영이 끝날 때까지

무섭도록 집중하는 아이들, 아니 어쩌면 내 집중력이 스피커 사운드

말고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던 걸까?

 

 

 

                                                                                                                                                <사진:Daum영화>

이 장면은 없었던 듯.

 

 

 

박보영과 송중기 커플은 이제껏 보아온 그 어느 커플보다도

아름다운 선남선녀였다. 보는 내내 흐뭇한, 또는 가슴 아픈...

 

안타깝기도 슬프기도한 시간 내내 두 사람이 그려내는 동화같은

이야기는 결코 불가능한 사랑일지라도 꼭 한 번은 해봤어야할,

어쩌면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일지라도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은...

 

딸래미와 마누라 손에 이끌려 팝콘이나 들고 억지로 따라온

손마디 굵은 남자들이 자리를 일어서면서 괜시리 콧등을

쓸어올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몇 차례

눈물이 흘러 내리려는 것을 애써 눈망울 속에 머물게 하느라

고생을 했다.

 

결코 과하지않고 담담하게 감정선을 이끌어낸 감독의

연출력은 몇 군데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정을 이입하는데 무난한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고 돌아와서는 '난 당신만의 늑대소년이 되겠소' 라며

마누라에게 머리를 내밀었다가 꿀밤만 한 대 얻어 맞은 것은

어쩌면 그런 순애보가 다시는 없으리란 깨우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