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을 한지 꽤 지났지만 도무지 볼 시간을 낼 수 없어
뒤늦게 늑대소년을 봤다.
예매를 안했다가 맨 구석 가장자리에서 보게될 줄이야.
텅 빈 상영관 안에서 전세 내고 보는 거 아닌가 했던
잠시의 착각은 이내 초딩들의 인파속으로 파묻혔다.
뭔 애들이 그리도 많이 왔는지...
아니나 다를까 10분여의 시간이 지나자 집중력이 흐트러진
아이들의 떠드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큰 맘 먹고 시간내서 보러온 영화관람을 이렇게 망치는 건가
싶었는데 웬걸? 몇 차례 웃기는 장면을 거치자 상영이 끝날 때까지
무섭도록 집중하는 아이들, 아니 어쩌면 내 집중력이 스피커 사운드
말고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던 걸까?
<사진:Daum영화>
이 장면은 없었던 듯.
박보영과 송중기 커플은 이제껏 보아온 그 어느 커플보다도
아름다운 선남선녀였다. 보는 내내 흐뭇한, 또는 가슴 아픈...
안타깝기도 슬프기도한 시간 내내 두 사람이 그려내는 동화같은
이야기는 결코 불가능한 사랑일지라도 꼭 한 번은 해봤어야할,
어쩌면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일지라도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은...
딸래미와 마누라 손에 이끌려 팝콘이나 들고 억지로 따라온
손마디 굵은 남자들이 자리를 일어서면서 괜시리 콧등을
쓸어올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몇 차례
눈물이 흘러 내리려는 것을 애써 눈망울 속에 머물게 하느라
고생을 했다.
결코 과하지않고 담담하게 감정선을 이끌어낸 감독의
연출력은 몇 군데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정을 이입하는데 무난한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고 돌아와서는 '난 당신만의 늑대소년이 되겠소' 라며
마누라에게 머리를 내밀었다가 꿀밤만 한 대 얻어 맞은 것은
어쩌면 그런 순애보가 다시는 없으리란 깨우침일까...
'▒ '막' 이 주는 행복 > 막 영화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7 스카이폴]제임스 본드, 이 남자 괜찮네 (0) | 2012.11.08 |
---|---|
루퍼, 잘 버무려 만든 한 그릇의 전주 비빔밥 (0) | 2012.10.15 |
토탈 리콜(2012),형보다 못하지만 잘생기긴 한 동생 (0) | 2012.08.16 |
매력적인 피터 파크의 원맨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0) | 2012.07.09 |
거울아 거울아, 왜 거짓말을 하니?스노우 화이트 & 더 헌츠맨 (0) | 2012.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