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해 먹기

[레드의 감성요리]계란밥

레드™ 2012. 3. 8. 08:40

 

 

 

 

 

 

 

 

 

 

 

 

 

 

1. 계란밥

 

 

 

 

 

 

우리집엔 금송아지 말고도 밥이 있다.

 

 

 

 

 

 

계란이 있다.

 

 

 

 

 

 

고추절임이 있다.

 

 

 

 

 

 

남성의 상징.

살을 에는 듯 한 고통을 참으며 고추를 잘게 다져본다.

 

 

 

 

 

 

음... 너도 한 때는 고상한 자태를 뽐내던 고추였겠구나!

 

 

 

 

 

 

그릇을 꺼낸다.

그릇만 보면 사고싶어하는 나와 그릇만 보면 깨뜨려버리는 아내 사이의 합의점으로 구입한

다이소 버전의 3,000원 짜리 도자기 그릇. 다이소엔 정말 뭐든 다 있다.

 

 

 

 

 

 

그릇에 금송아지만 빼고 우리집에 있는 모든 것을 넣는다.

밥, 계란, 그리고 남성의 상징 다진 것.

 

 

 

 

 

 

약간의 참기름과 간장을 추가한 후.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면.

 

 

 

 

 

 

맛있는 계란밥이 탄생....

해야 할텐데 저 뽀글뽀글 거품을 보라.

원래 흰자 안익은 건 잘 안먹는데다

사진을 찍느라 밥이 식어버려 날계란이 그대로다.

흰자 안익은 식감은 정말...'웩'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문명의 이기, 마이크로 웨이브파를 자랑하는 전자렌지가 있다.

1분 30초를 돌린다.

 

 

 

 

 

 

먹을 것을 앞에 둔 배고픈 영혼에게 있어서의 시간이란

정말 1초가 한 시간 같다.

 

 

 

 

 

 

전자렌지의 경쾌한 종료 소리와 함께 재빨리 그릇을 꺼내 열어본다.

 

 

 

 

 

 

음, 스멜~~ 이거야말로 제대로 계란밥이다.

 

 

 

 

 

 

계란찜처럼 적당히 잘 눌러붙었다.

 

 

 

 

 

 

얼른 한 젓가락 떠본다.

 

 

 

 

 

 

너는 내가 되고 나도 네가 되는 밥과 계란의 오묘한 조화.

 

 

 

 

 

 

상큼, 매콤한 고추절임이 주는 환상의 포인트.

 

 

계란밥은 그렇게 나의 나른한 오후에 봄 개나리로 노오란 수를 놓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