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삭한 케이준 스타일의 치킨에 입맛이 길들여진지 오래지만
가끔은 옛날식 치킨이 먹고싶을 때가 있어요.
뭔가 대충 성의없어 뵈면서도 입에 붙는 맛이 있는....
전국구 브랜드 치킨 중에선 페리카나가 옛날, 또는 시장 치킨맛과 가장 흡사한 것 같습니다.
장훈 옹은 언제 페리카나 모델이 됐나요?
페리카나 하면 최양락, 최수종이 먼저 떠오르는데...ㅋ
80년대 페리카나가 한창 잘나가기 시작한 것이 아마 최양락이 모델을 할 때였죠?
뒤 이어 최수종, 최근엔 이승기 까지.... 중간에 박상면도 기억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죄다 남자군요. 나름 아이돌 걸그룹과의 차별화인가요?
김장훈의 경쟁력은 얼마나 될지....
그런데 왜 하나같이 치킨모델들의 표정과 포즈는 늘 어색한 걸까요?
오늘의 메뉴는 양념, 후라이드 두 마리 치킨(16,000원)입니다.
포장 박스는 예전 방식으로 평범하네요. 요즘 치킨배달 박스를 보면 좀 아깝기도 하고
원가 중 박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할 것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치킨무와 콜라 500ml가 졸졸 따라옵니다.
포장이나 치킨의 비주얼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페리카나 치킨을 나타냄과 동시에
지방 지역사회 브랜드의 그것과도 유사합니다.
정말 시장스러운 옛날 치킨.
올리브유 같은 거랑은 거리가 먼, 마치 몇 번이고 튀겨낸 기름에 또 튀긴 것 같아서
후라이드 치킨이라기 보다는 통닭이란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서 '통'이란 통째로...라기 보단 옛날...이런 의미가 강하죠.
퍼석살 부근에선 다소 딱딱한 느낌도 들지만 전체적으로 야들야들 잘 튀겨졌네요.
간이 심심해서 먹다보면 소금생각도 납니다. 이 집 치킨무도 상당히 싱겁구요.
거기서 거기지만 뭐... 몸엔 더 낫겠죠.
별 기교없이 참 순박한 양념맛이 매력적인 양념 치킨입니다.
맵지도 그리 달지도 않은, 그저 심심하지 않을 정도의 윤기나는 양념이 식욕을 더 돋우는군요.
요즘 양념 치킨은 자극적이면서 확 끌어당기는 맛이 있는데 이건 은근한 맛이 있습니다.
밥 대신도 아니고 술안주도 아니고 순전히 옛날 치킨이 먹고싶어 주문한 페리카나 치킨에서
어렴풋이 옛날, 또는 시장표 치킨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요즘 장날 시장에서 파는 치킨은 튀김옷이 너무 두껍고 딱딱해서 한 개 1,000원 하는 냉동 닭다리
두 개 뜯고나면 입천장에서 피가 철철....은 아니지만 아무튼 입천장이 헐 정도라 먹기가 겁나거든요.
아, 싸긴 참 싼데....
가끔 옛날 치킨이 그리울 땐 페리카나 치킨이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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