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가서 먹기

냉면보다 만두가 더 맛있는 오장동 함흥냉면

레드™ 2010. 5. 24. 08:40

 

봄은 온데간데 없고 겨울에서 갑자기 여름으로 넘어간 것 같던 어느날 찾은 오장동함흥냉면집 함경면옥 입니다.

진짜 오장동은 아니고 대전 서구 만년동입니다.

 

 

 

 좀 어둡지만 넓고 깨끗한 홀.

 

 

 

 천장의 시퍼렇둥둥한 조명 탓에 오늘 카메라 적응에 애를 먹습니다.

냉면집 하고는 좀 안어울리는 것 같은데 지나치게 모던한 것은 아닌지.... 

냉면 값은 더 싸지만 나름 오장동의 서민적인 냉면집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꽤 넓은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뒷쪽에 냉면뽑는 기계도 보이고...

삶아진 냉면을 헹구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유일한 반찬....

 

 

 

양철주전자에 받아져 온 육수인데요.

맛이...뭐랄까... 사골육수는 맞는 것 같은데.... 진한 국물이 아닌.... 물을 탄 느낌이랄까....

암튼 그다지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꿩을 고은 육수는 아닐테고 닭발 맛도 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참..이상한...

 

냉면은 딸려 나오는 육수의 맛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시작은 NG입니다.

 

 

  

먼저 나온 왕만두(5,000원) 입니다.

 

 

 

사이즈는 왕이구요. 속은 당면보다는 두부와 채소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간도 잘 맞고 맛이 굉장히 담백해서 좋습니다.

때론 당면이 많이 든 만두도 괜찮은데 두부로 속을 채운 만두도 상당히 맛있네요.

 

 

 

함흥식 냉면하면 회냉면 아니겠어요? 

그래서 주문한 회냉면(6,500원)입니다.

 

 

 

면발은 기대만큼 만족스럽고 양념도 괜찮았는데 이놈의 양념이 넘 강한 것이 탈입니다.

강한 양념은 처음엔 확 끌어당기는 맛이 있죠. 하지만 먹을수록 너무 시고 마늘 향이 짙어서 자극적으로 변해버립니다.

그걸 중화시켜 주는 것이 따뜬한 육수인데 이미 육수는 NG.

마늘을 꽤 좋아하는 저도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양념이 강해서 한동안 옆사람과 대화 나누기가 두려울 정도로

마늘 냄새가 폴폴 나는 입을 꼭 다물고 있었습니다.

 

회는 간자미 무침 같은데 건조된 것이 섞여있어 이 역시도 불만족스러웠습니다.

 

 

 

이어서 물냉면(6,000원) 

지나칠 정도로 깨끗한 육수를 뽐내고 있습니다.

 

 

 

아.... 달랑 한 조각의 얇은 편육...  진짜 오장동 함흥냉면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메밀로 만든 평양식이나 칡냉면보다 이 고구마전분의 함흥냉면을 정말 좋아합니다.

잘근잘근 씹히는 면발은 역시 만족스럽구요.

 

 

 

하지만 면발 만큼이나 중요한 육수에서 또다시 급브레이크.

보이는 것도 깨끗하지만 맛도 참 깨끗합니다. 즉, 아무맛도 안난다는 이야기죠.

진짜로 아무맛이 안나겠습니까만 육수가 진하지 않아 자꾸만 식초도, 양념도 겨자도.... 넣게 됩니다.

결국 이상한 육수가 되어버리죠.

 

냉면이 나오면 젤 먼저 그릇을 들고 육수를 마셔보는데... 이거 뭐 첨부터 대실망이었습니다.ㅜㅜ

진하면서도 깔끔한 육수맛에 "그래 이맛이야!" 하는 감탄사가 나와도 부족한 마당에.....

 

 

   

제 입맛이 그리 까다롭지도 지나치게 주관적이지도 않은데 손님이 꾸준한 걸 보면

우리 테이블에만 이상한 맛의 냉면들이 차려진 걸까요? --;;;

 

 

본격적인 함흥냉면 맛을 보러 찾았다가 왕만두에 만족하고 온 오장동함흥냉면 전문점 함경면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