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가서 먹기

바이킹스 게장비빔밥 제대로 먹기

레드™ 2010. 3. 17. 08:40

지지난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사흘을 굶었다. 솔직히 굶은 것은 아니지만 거의 굶다시피 했다. 

때아닌 식중독에 걸리고 나서야 식중독은 더운 여름 비위생적인 음식을 먹고나서만 걸리는 게 아니란 것을 깨닳았다.

며칠을 탈진으로 고생을 하고 나니 집 밖에서 먹는 다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그래 이 기회에 살이나 빼자.

 

삼일천하라 했던가. 다행이 삼일은 넘겼다.

부담없는 금요일이 되자 그동안 억눌려있던 먹어야겠다는 욕망, 즉 식욕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사람고기 빼곤 다 먹고 싶다.

 

결론은 뷔페.

열악한 우리동네 외식시장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시푸드 레스토랑의 선구자 바이킹스를 찾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줄기차게 드나들던 곳이지만 점점 식상해지는 음식들에 발길이 잦아들더니

올해 첫 방문의 테이프를 끊게 되었다. 한동안 안가봤더니 그 음식들도 그립더라.

 

 

뱃속에선 굶어 죽은 거지 귀신들이 데모에 농성에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빌어먹을 리뷰 본능에 이끌려 노이즈 자글자글한 카메라부터 들이민다.  

 

옆테이블 아줌마, 나름 간지나는 내 삼성 똑딱이가 탐이나는 건지,

뷔페 첨 와봤나? 별걸 다 찍고 있네...라고 하는 건지 자꾸만 시선이 의식된다.

먹을 것도 많은데 드시기나 하시지....

 

 

변함없는 메뉴들도 있고 새로운 메뉴들도 있다. 특히 매콤한 꼼장어의 등장은 신선했고

매번 반 씩 버렸던 초밥과 롤의 밥 양이 상당히 줄어들어 매우 반가웠다.

 

그동안 위장의 사이즈가 줄어들었는지 몇 접시만에 배가 불러온다.

하지만 여기서 멈춘다는 건 샐러드바나 뷔페에서의 예가 아니다.

 

 

 바이킹스가 자랑하는 TOS(Table Offering Service )시스템. 그동안 메뉴가 늘었다.

샐러드바에 있던 폭립이 즉석코너로 자리를 옮긴 건 오히려 잘 된 일이다. 지글지글 뜨거운 살점을 뜯을 수 있으니까.

 

 

 우동도 마지막 국물 한숟가락까지 뜨겁게 먹을 수 있다.

 

 

 오~ 편육까지 동동 띄워 나오는 베트남 쌀국수

 

 

 피해갈 수 없는 코스, 까르보나라까지....

 

전반적으로 즉석코너의 음식들에 신경을 더 쓴 흔적이 보인다.

알밥이나 기름치구이,토마토소스 스파게티 등은 다음 소개할 메뉴를 먹기위해 과감히 패스!

 

 

 지난번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바이킹스에서 게장비빔밥 제대로 먹기를 다시 한 번 소개드린다.

 

보통은 이상태로 비벼 먹는다. 쌀밥에 참기름, 김치, 오이, 김, 날치알, 그리고 마요네즈에 버무려진 게장소스를 올려.....

 

 

 이때 샐러드바에서 살이 꽉찬 녀석으로 몇조각의 간장게장을 집어온다.

 

 

지난날 청춘의 꽃 여드름을 짜듯이 사정없이 비빔밥에 게장을 꾹꾹 짜 넣는다.

 

 

 밥 위에 널브러진 게장을 보는 순간 흐뭇한 마음으로 군침을 삼켜본다.

 

 

 쓱쓱 비벼 한 입 가득 넣어본다. 고소함이 행복으로 밀려온다.

바이킹스의 간장게장은 비리거나 짜지않기 때문에 눈치껏 많이 넣어도 된다. 누가 뭐랄 사람도 없지만....ㅋ

단, 준비된 게장소스는 느끼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넣지않도록 주의한다.

혹 샐러드바에서 이것저것 넣을 만한 것을 가져다 한데 넣고 비빈다면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개밥이 되므로 역시 주의하도록 한다.

 

 

 배가 터질 것 같이 차오를때 쯤 새우 몇마리 가져와서 천천히 까먹다보면 담백한 감칠맛에 속이 편안해지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디저트까지 챙겨먹을 자세가 준비된다. 나만???

 

 

처참한 잔해들.....  우리 동네에 빕스가 망해 사라지고 나서 두번 다시 보지 못할 줄 알았던 장면이다.

 

 

 

디저트는 케익과 쿠키, 도넛, 파이, 아이스크림, 생과일쥬스 등으로 간단히(?)....

근데 베이비슈 좀 다시 부활시켜주면 안되겠니?? 홈런볼이 먹고 싶다....ㅜㅜ

 

 

 

잘먹어 기특한 남편을 흐뭇하게 바라보는....아, 딴데 보고 있구나...

 

 

 

 

배앓이를 하고 나서 죽으로 속을 달래기보단 시푸드 레스토랑을 찾은 나.

하긴 몇 년 전엔 사랑니를 뽑고나서 바로 탕수육을 시켜 먹은 기억도....

결론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포만감도 포만감이지만 속이 편하다.

아무리 먹어도 헤스달, 가스명스 같은거 필요없다.

 아무래도 난 뷔페 체질인가보다.

 

 

 

 

 

 

 

 

이 땅에 시푸드 레스토랑을 처음 정착시킨 바이킹스,

어느덧 세월이 많이 흘러 더블이니 메종이니 다른 컨셉으로의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초기와는

많이 다른 구성이지만 여전히 착한 가격을 생각하면 오리지널 바이킹스에 크게 불만이 있을 수는 없네요.

어디나 그러하듯이 한 때 초심을 잃은 듯한 서비스와 음식 맛에 이제 곧 망하겠구나 싶어 

발길을 끊기도 했지만 최근엔 다시 음식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구미의 열악한 외식 환경 속에서 바이킹스 만한 곳도 드물죠.

바이킹스는 이런 점을 역이용하지 말고 정말 제대로 된 시푸드 레스토랑의 전형을 보여준다면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