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떠들기

낙지를 사다.

레드™ 2008. 9. 27. 11:10

퇴근이 늦어졌지만

주말인데 그냥 들어가기 뭣해서

딱히 살것도 없는데 단지 앞 슈퍼에 들렀습니다.

 

마감시간이라 한산한 가운데 두리번 거리다가

맥주랑 나쵸를 집어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방송이 나옵니다.

해산물 코너에서 마감 세일을 한다고...

 

꼭 사야 할 해물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냥 어슬렁 그쪽으로 가봅니다.

 

해물은 안쳐다보고 냉동고 쪽만 기웃거리자

담당 직원이 '손님, 이거 500원에 드릴께요.'합니다.

신선 식품이라 낼은 못팔아서 버려야 한다고

한번만 살려달랍니다.

 

분명 날 향해 한 말이거늘

어디서 귀신같이 아줌마들이 몰려들더군요.

좀전까지만 해도 매장이 한산했는데....

 

순간 이놈의 몹쓸 아줌마 정신이 발동되어

나도 모르게 해물진열대로 튀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제일 비싸 보이는 낙지를 얼른 집어들었죠.

그것도 네 팩이나.

남아있던 다섯 팩 다 집을 수 있었는데

그만 다른 아줌마한테 한팩을 뺏기고 말았습니다.

 

가격을 보니 팩당 3천원 후반에서 5천원 초반.

낙지는 두마리씩 들어있습니다.

 

아쉬운대로 2천원 후반의 홍합살도 집었습니다.

 

그러고는 담당직원에게 '이거 어떻게 손질하죠?'하고

약간은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였더니

생선코너 아주머니에게 손질을 부탁하더군요.

(경험상 손질 잘 안해주는 곳도 남자가 불쌍하게 부탁하면

  잘 해주십니다.)

 

앗싸~!!

 

아주머니가 '뭐 해드실거에요?'하길래

엉겁결에 '낙지볶음요.' 했습니다.

 

'그럼 내장 빼고 먹기 좋게 썰어드릴께요.'

 

'아....네.'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담당직원과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오래걸려 죄송하다고...

방송에선 시간 다됐다고 얼른 나가라고 협박(?)...ㅋ

 

 

 

어쨌든 그래서 밤 11시에 사가지고 온 낙지와 홍합살입니다.

 

흐흐...낙지 여덟마리 2,000원,   홍합살 500원...ㅋ

충동구매치곤 짭짤합니다.

단돈 2,500원에 사람 목숨도 구하고..ㅎㅎ

 

졸지에 팔자에도 없던 낙지볶음을 해야하지만.... 

 

 

마트나 슈퍼에서 팔다 남은 생물 신선식품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다음날 되팔진 않을지 궁금했는데

적어도 어제는 그렇게 해서도 못팔고 남은 것들은 

직원 아주머니들이 나눠 가져가시더라구요. 

 

암튼 낙지가 맛가기전에 얼렁뚱땅 요리로 재탄생 시켜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