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난 말야.이런저런..

동안....좋기만 할까?

레드™ 2008. 4. 9. 09:47

얼마전 운전중에 사소한 시비가 있었다.

차를 막 빼려고 하는데 승합차 한대가 골목에서 유턴을 해 갑자기 돌진하는 거였다.

충돌 직전 둘다 멈춰섰고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깜짝 놀란 마음에 입에서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상대도 마찬가지였고 비록 들리진 않았지만 서로를 노려보는 가운데 입모양만 봐도 알수 있었다.

바쁘기도 하고 별일 아니라 그냥 가려는데 상대편 운전자가 내리는게 아닌가.

젠장할~ 약간 쫄아서 '괜히 욕했다' 하고 무시하고 가려는데

이 사람이 다짜고짜 '야, 이 XXX아 운전 똑바로 안할래?'  뭐 이런식으로 말하는 거였다.

뭐 한눈에 딱 봐도 나보다 한참 어려보이는데....            쫀심상해....

'이 자식이 죽고 싶나. 어디서...'하고 차에서 내리고

싶은 맘 굴뚝 같았지만 

바빠서.....^^;;;

'그냥 그 쪽도 잘한거 없잖아요. 미안합니다.' 하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떴다.

 

물론 아내한테는 "차에서 내려 '몇살인데 반말이냐'. 하니까 민증까자고 해서 보여줬더니

'죄송하다'고 하고 가더라."  하고

약간의 각색과 편집을 하여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평소 나의 운전 태도에 불만이 많은 아내는 그러길래 왜 욕을 해서 시비를 만드냐는 식으로

날 나무랐다.

맞는 말이다. 핸들(스티어링ㅋ)만 잡으면 입에 상스런 모터가 달리는 내가 나쁜 놈이다.

이런 상황을 안만들려면 그 모터를 떼어 버리든 k-1체육관에가서 격투기를 배우건 둘중 하나다.

후자보단 전자가 쉬워보인다.

반성한다. 고쳐야겠다고 매번 다짐한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다.

문제는 내가 너무 어려보여서 상대방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자주 있단 얘기다.

 

('동안=미남' 이 반드시 성립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자랑이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ㅡㅡ;)

 

언제부턴가 동안이 최고 이슈이자 추구하는 트렌드가 돼가고 있다.

동갑 내기들과 있을 때 어려보인다는 소리를 들으면 통쾌하고 기분이 좋다.

미장원에서 나이 얘기하고나서 놀라는 미용사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

지나가는 아줌마가 '학생'하고 부르면 '네~'하고 얼른 달려간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부부는 자타가 공인하는 동갑내기 동안 부부다.

(몇년 전'KBS 무한쥐돼Q' 방송에도 잠깐 나왔었다.) 

나이 40에..... 아내는  이따금 고딩으로 오인돼 19금 영화 볼라치면 신분증을 보고도 의심할 정도고

난 많이 봐야  군대 갔다왔나? 아직 안갔나? 햇갈리는 정도..ㅋ

 

여자에겐 동안이 정말 강력한 무기이자 사는 낙이지만

남자에겐 아닌것 같다.

살면서 무시당하고 얕보고....

하지만 가장큰 문제점은 처음 본 상대에게 나이에 걸맞는 믿음직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회생활,비지니스에 있어서 신뢰감을 못주는것은 크나큰 결함이다.

 

어릴땐 어른 스러워보이고 싶고 빨리 나이 먹길 바라다가

나이 먹으면 동안이란 소리 듣는것이 소원인게 인지상정인데

과유불급인지라 이도 지나치다 보니 좋은 점만 있는게 아니더라.

 

요즘엔 '나이에 걸맞게 중후하게 늙어갔으면...'하는것이 바램이다.

동안도 좋지만 어디 외모가 중요하랴.

나이에 맞는 행동, 바른 마음가짐이 외모에 투영될때

자신감 있어보이고 신뢰감도 줄 수 있을것이다.

 

외모보단 마음을 가꾸자.

그래서 이제부터 운전 하면서 욕 안하기로 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남자들...동안이 그렇게 좋은것만은 아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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