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라는 표현은 좀 오바지만 그만큼 맛이 있고 반전이 기가막히단 뜻입니다.
언뜻 무슨 음식인지 가늠하기 힘들어보이는 이 요리의 별볼일 없는 탄생비화를 소개합니다.
재료:진짜 맛없는 중국집 군만두/유부/두릅/초장(고추장 식초 올리고당 참기름)
탕수육이 먹고 싶어 중국집에 주문을 했더니 같이 온 군만두.
군만두 서비스는 언제나 옳죠. 더구나 요즘처럼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시기엔 더욱 더....
그러나,
내 살다 이렇게 맛없는 군만두는 처음 먹어봅니다.
일단 갓 구워온 것이 아니고 전자렌지에 데워서 가져온 것이 분명한데다,
만두소는 어찌나 존재감이 없는지... 차라리 당면 부스러기 몇 개 보이는 납작만두를 먹는 게 더 나을 듯.
서비스라서 군소리 없이 먹으려고, 또 나중에 배고프면 먹게 돼있어...라는 스스로의 위로와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정신으로 냉장고에 보관중이던 군만두였지만
도무지 입맛을 떨어뜨리기만 하는 이 군만두는 정녕 쓰레기통으로 쳐박힐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그럴순 없다는 강력한 신념이 작용해서일까요?
냉장고 속 또 다른 두 녀석에게 시선이 꽂힙니다.
바로 유부와 두름, 군만두를 살려줄 천군만마입니다.
일단 군만두는 반으로 자릅니다. 저 무미건조한 만두소.....
전자렌지에 데워도 좋고 안데워도 무방.
시판 유부 속에 자른 만두와 두릅을 우겨넣습니다.
만두의 곡선 각도와 유부의 한 변과 다른 한 변의 각도를 고려해서 넣으면 그럴듯한 모양이 나오더군요.
초장을 끼얹어 마무리를 합니다.
두릅은 초장을 찍어 먹으면 맛있는데 특히 참기름이 들어가야 더 맛있더군요.
자, 쓰레기될 뻔 한 만두의 국보급(?)변신입니다.
아주 초간단이죠?
아작하게 데친 두릅과 새콤달콤한 유부, 그리고 초장의 조화가
악몽같던 군만두의 기억을 감쪽같이 날려버립니다.
두룹이 주는 향긋한 봄의 풍미는 덤입니다.
이렇게 한 입 쏙 넣으면 쓰레기될 뻔 한 군만두의 기막힌 맛의 반전이 혀 위에서 펼쳐집니다.
탕수육 가격이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돼지고기를 튀긴건지 밀가루를 튀긴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고기양이 확 줄었더군요. 서비스 군만두라도 맛있었담 용서가 됐을텐데
실낱같던 중국집에 대한 기대마저 저버리게 만든 최악의 군만두가 그나마 맛있는 변신을 하게 돼
위로가 됩니다. 나에살던고향만두 같은 일반 교자를 이용해서 만들면 훨씬 더 맛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오늘도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앞장을 섭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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