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가서 먹기

삼겹살도 먹고 주꾸미도 먹고, 용두동 쭈꾸미

레드™ 2011. 1. 19. 08:40

 

 

고기가 먹고싶다는 남편과 주꾸미를 먹어야겠다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둘은 저녁 외식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지만 고깃집엔 주꾸미가 없어도 주꾸미집엔 삼겹살이 있다는 아내의 말에 따라

주꾸미를 먹으러 갔습니다.

거기가 바로 '용두동 쭈꾸미' 입니다. 

 

 

 

 

 

의도적인 허름함을 표현한 벽, 군데군데 널려있는 사진들.... 도무지 콘셉을 알 수 없는 인테리어 속에서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합니다. 아내의 말대로 삼겹살이 있음을 발견한 남편은 주꾸미 볶음 2 인분에 삼겹살 하나를 추가해서 주문을 합니다. 1단계 부터 10단계 까지있는 매운맛의 레벨은 6단계로 정합니다.

대부분 쌈을 싸먹는 용도의 반찬들이 차려지고.... 다른 건 몰라도 천사채는 맛의 개선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냉콩나물국이 밍숭맹숭하다는 것은 더이상 언급하지않겠습니다.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철판에 표고버섯과 함께 양념된 주꾸미가 먼저 올려지고.... 추가 주문한 삼겹살이 가운데를 파고듭니다. 그냥 주꾸미만 주문했을 때와 달리 양파와 깻잎으로 장식이 되는데 알고보니 너무나 적은 양의 삼겹살을 가리는 목적이었습니다. ㅜㅜ 삼겹살 가격을 생각했을 때 6,000원에 이정도면 양호하다 싶지만 그래도 아쉽습니다. 다행이 단 한점도 먹지않은 아내덕에 그나마 남편은 삼겹살을 혼자 다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했대요.

 

자, 주꾸미와 삼겹살이 지글지글 잘 익어갑니다. 

 


 

 

 

 

 

 

 

 

 

주꾸미를 연두부가 든 카레에 빠뜨려보기도 하고 삼겹살과 함께 깻잎속에 돌돌 말아보기도 합니다. 아삭한 콩나물이 빠지면 섭섭하죠. 찍어먹고 쌈싸먹고....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주꾸미와 야들야들한 삼겹살이 매콤하고 칼칼한 양념 속에서 누가 먼저다 할 것 없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기 바쁩니다. 주꾸미가 삼겹살을 부르고 삼겹살이 주꾸미를 부르니, 삼겹살 먹다 주꾸미 먹고 주꾸미 먹다가 또 주꾸미 먹고....  

삼겹살만 먹지 주꾸미는 왜 넘보냐 는 아내의 구박에 소화가 잘 안될 뻔 한 남편은 뱃속에서 넬라환타지아를 쌍으로 외치는 주꾸미와 삼겹살 덕에 그래도 마냥 행복합니다.

 

약간 부족한 음식맛을 친절함으로 무마시키는 특기가 있는 '용두동 쭈꾸미'  끊임없이 손님들의 발길을 이끌기는 하지만 그 대부분은 20~30대 초의 젊은층이란 것이 그것을 반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