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와 파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밤, 옆에 막걸리라도 한 잔 걸쳐놓고 좋은 사람과 함께하면 딱이죠.
하지만 이건 눈오는 어느 날 점심시간의 테이블입니다.
물론 좋은 분과 함께....
이 지역 벤처기업의 산실, 구미넷 대표님께서 추천하신 본가 부추해물 손칼국수.
금오산자락 까지 눈을 뚫고 달려가 자릴 잡았습니다.
좀 늦은 점심이었지만 여기저기 가위질과 젓가락질로 바쁜 테이블.
홀은 상당히 넓고 쾌적합니다.
15禁 - 소멸되는 정자가 되살아난다는 부추! 눈이 번쩍....뭐 늦동이 하나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부추, 바지락 등 몸에 좋은 재료들은 먹기전 부터 식욕을 당깁니다.
메뉴도 간결한 듯 다양한데 다음엔 주꾸미를 맛보고 싶네요.
우선 해물파전 등장입니다.
커다란 소쿠리가 두 손으로 덥썩 잡고 뜯어 먹고 싶게 만듭니다.
사소한 그릇 하나가 음식을 돋보이게 하고 식욕을 돋우는데 참 큰 역할을 하는군요.
푸짐한 오징어와 쪽파들이 계란이불을 걷어차고 옹기종기 모여있어요.
오징어 가지고 서로 먹겠다고 싸울 일은 없을 듯.
양념장에 폭 찍어 한 입.
행복합니다......
파전을 즐기는 동안 등장한 생김치.
장모님이 사위 먹으라고 따로 감춰둔 김치처럼 양념이 듬뿍~
하지만 짜지않아 좋군요.
칼국수의 오징어를 찍어먹을 양념.
자, 모락모락 칼국수가 등장하고 우리의 오징어와 새우는 사우나 중입니다.
부추를 갈아넣은 파릇파릇한 면발이 카메라 셔터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침을 삼키게 만듭니다.
먹기좋게 사우나를 마친 오징어를 썰어주고....
오징어가 참 실해서 오동통 씹을거리가 많아요.
좀 어설프지만 정성을 다해 칼국수를 퍼담으시는 대표님.
자, 먹어봐야죠. 꿀꺽~
칼국수의 매력은 쫄깃하지도 퍼지지도 않은 면발이 부드럽게 입술을 타고 입안으로 들어와
일대 파란을 일으킨 후 다시 부드럽게 목구멍을 넘어가는 데 있죠.
바지락맛 깊은, 담백하지만 청양고추 때문에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과 신선한 김치와 어울어지는 점심의 면발은
굳이 비오는 날이 아니더라도 오전 중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오후에 있을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주는 만병통치약입니다.
한 덩치 하는 성인 남자 둘이 다 먹지도 못할 양은 다음번엔 다 먹고 말리라...전의를 불태우기에 충분하구요.
이번 겨울들어 눈 다운 첫 눈이 내리던 날.
난 첫사랑이 아닌 대표님을 만나 점심을 함께 했다....;;;;;;;
눈 내리는 날, 운치있게 칼국수 한 그릇에 해물파전 한 쪽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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