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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억으로 더 맛있었던 통영의 꿀빵

레드™ 2010. 6. 2. 08:40

 

 

통영여행 때 편의점에서 물 사 마신 것 빼고 가장 먼저 먹어본 꿀단지입니다. 

 

 

 

 

 여기는 서호시장에서 꿀단지집으로 가는 길에 본 깁밥집인데요.

근처에 충무김밥집이 많은 가운데 건물 한 채가 전부 깁밥집인 것 같아 신기해서 찍어봤습니다.

 

 

 

한일 김밥집 옆의 꿀단지입니다.

원래 오미사꿀빵집을 가려다가 동선이 안맞아서 포기하고 가까운 곳을 찾았죠.

 

 

 

바로 가져갈 수 있도록 규격에 맞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사이즈가 커서 6개 들이 4,000원 짜리를 샀어요.

 

 

 

 이 꿀빵을 시식한 자리는 강구안 부둣가입니다.

부둣가라고는 하지만 바로 옆엔 왕복 사차선의 도로가 나있고 끊임없이 시내버스와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있는 곳입니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많은.....

 

역시 낯선 동네로의 여행은 이런 용기와 배짱을 가져다 주나봅니다.

하긴 꿀빵을 먹고 있던 옆에선 시장에서 막 떠온 회를 먹고 있는 여성 커플도 있더군요.ㅎㅎ

 

 

 

 끈적끈적한 꿀(진짜 꿀은 아니구요) 때문에 손 대기가 겁나서 사올 때 가져온 이쑤시개로....

 

 

 

 하지만 절대 이쑤시개로 찍어 먹을 수 없다는 거~

무겁고 끈적해서 이쑤시개로는 집어 들 수가 없습니다.

그냥 손으로 덥썩 집어 먹는 수 밖에....

 

가늘게 늘어진 꿀이 바닷바람에 날려 머리카락에 달라붙기도 하고

지나가는 차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고....

난감한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결코 먹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죠.

 

 

  

살 때는 몰랐는데 한 입 베어무니 따끈합니다.

오호~~이런 맛이었군!

 

속엔 단팥소가 가득하고 생도너츠 느낌의 빵과 더불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름과 달리 보기보다 달지 않아서 좋았구요.

 

오미사꿀빵을 먹어보지 않아서 직접적인 비교는 못하지만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네요.

 

 

 

 

  

 

 

 

 

 

 

 

강구안 부둣가에서 이 꿀단지를 먹을 때 있었던 에피소드인데요.

아내랑 둘이 길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사진 찍어가며 손가락 쪽쪽 빨아가며  

좌충우돌 먹고 있는데 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베이비용 물티슈 몇 장을 뽑아서 가져오시더니

'꿀빵 먹을 땐 이게 있어야 한다' 면서 선뜻 건네고 가시는 게 아니겠어요? 

이런... 물론 아내 가방에 물티슈가 있긴 했지만

그게 그렇게 고맙고 감동적일 수 없었습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커플이 애써가며 꿀빵을 먹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우셨나 봅니다.^^

첨엔 '아이고 고맙습니다' 하고선 아내랑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지만

지나고 나니 왜 꿀빵 하나라도 드려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뭐 원 없이 잡수어오셨겠지만요.  

 

어쨌든 할머니의 고마운 마음 덕에 몇 배는 더 맛있는 기억으로 남아있는

통영의 명물 꿀빵, 꿀단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