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않은 과거.
짧았던 설을 지내고 모처럼 맞이한 황금연휴.
그 끝자락이었던 3.1절에도 여전히 회사를 지키며 업무에 여념이 없던.... 아니,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좀 우울하던....
그 날 오후.
띠링띠링~ 문자 메세지 한 통.
누군가 보낸 기프티콘엔 접속이란 메뉴가 뜨고, 이거 혹시 스팸이 아닐까 하는 시대가 나은 의심의 산물이 잠시 뇌리를 스친 후
에라 모르겠다. 일단 접속!
오호라~ 레드님....이라고 구체적인 메세지가?? 그리고는 다시 발신번호를 확인해보니 017-***-****
기프티콘을 보내신 건 익히 아는 그 분의 번호였다.
해나스님.
기프티콘은 체험단 선정이나 이벤트 당첨으로 수차례 받아봤지만 이렇게 개인적인 선물을 받아보긴 난생처음.
하긴 이 나이에 누구한테 이런 선물을 받아볼까...
게다가 연휴 마지막 날 회사에서 이유 없이 우울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 가엾은 영혼에게
기분 UP의 주문을 걸어 주시는 해나스님의 시기 적절한 센쓰!! 까지.....
우울하고 기분이 가라앉아 있을 땐 매운거, 아니 달콤한게 좋다고 했던가?
하지만 달콤하고 알록달록한 서른 한 가지의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지 않아도 이미 마음은 노란 풍선을 타고 두둥실 떠 있다.
그러나 먹을 걸 안먹고 내버려두면 그것은 예의가 아니지.
일주일 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바께스내비둬스 31에 갔다.
즐거운 맘으로 기프티콘을 들고 가서 자신있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짠~~ 기프티콘으로 가져온 아이스크림.
점원 아가씨한테 살인미소 한 방 날려주고 정량보다 무려 무려 26g을 더 담아왔다.
워메~ 아까운거..... 뚜껑에 달라붙어있는 걸 떼어먹지 않고 국가 경제를 논하지 말라!
아몬드봉봉과 체리쥬빌레, 그리고 뉴욕치즈케익.
새로운 신제품으로 골랐다가 맛 없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역시 난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
(베스킨 라빈스는 전 매장에 서른 한 가지 메뉴를 준비해라! 준비해라!)
안그래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오늘따라 더욱 달군하.....ㅎ
사소한 마음 헤아림과 사려 깊은 씀씀이는 이렇게 내게 큰 선물이 되어 다가와
우울한 기분을 단 한방에 날려버렸다. 머얼리~
기프티콘이란 거.
꽤 괜찮은 녀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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