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씨가 봄을 흉내내던 어느날,
냉동실에서 동거중인 참조기와 떡국떡을 위해 조촐하지만 뜨거운 결혼식을 치러 주었습니다.
원래 떡볶이를 해 먹으려 했는데 그동안 추운곳에서의 합방이 아쉬웠는지
떡들이 '참! 조~오기 조기들도 같이 데려가 주세요'라고 해서 급 후다닥 이루어진 매콤한 결혼식입니다.
고춧가루, 물엿, 간장이 기본인 떡볶이 양념에 조기를 위한 다진 마늘과 생강즙만을 더 추가해서 만듭니다.
잘 손질 돼 있는 조기는 살짝 샤워만 시켜 넣어주고요~
파릇파릇 채소들이 생각나 냉장고를 뒤졌지만 아~~무것도 없는데다 마침 결혼식에 불청객은 필요 없을것 같아서
그냥 막 해 먹기로 합니다.
조기살이 연해서 끓기 시작하면 떡을 넣고 익을때까지 조금만 더 끓여주면 됩니다.
그동안 냉동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공식적인 첫날밤이니
뚫고 훔쳐 볼 문종이는 없지만 카메라 렌즈를 통해 조기와 떡의 첫날밤을 구경시켜 드립니다.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속살~
이 때,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난데 없이 끼어든 젓가락.
아쉽지만 이미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치닫고 있습니다.
따끈한 밥 위에 얹혀진 조기살의 이 후 행방을 아시는 분은 가까운 보건소나 우체국에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화장실 몰카에 찍힌 용의자는 스뎅 젓가락 한 벌을 흉기로 소지한 호남형의 인물로 도주와 제2의 범행이 우려되는 자입니다.
포상은....간만에 새우젓 세마리가 착불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둘의 첫날밤은 한 포식자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떡과 참조기의 슬프고도 매콤한 눈물나는 이야기였습니다.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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