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합(三合):세 가지가 잘 어울려 딱 들어맞음.
예로부터 삼합하면...유비,관우,장비.... 그리고 손오공,저팔계,사오정 등이 있었고
근래 들어 성룡,원표,홍금보가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궁합은 홍어삼합이겠지요.
잘 곰삭은 홍어회와 기름진 돼지고기수육, 묵은지.. 그리고 여기에 곁들이는 막걸리 한 잔을 그 무엇에다 비할 수 있을까요.
이름하야 '홍탁삼합(洪濁三合)'
뭍에서는 흔히 맛볼 수 없는, 더구나 국산홍어를 이용한 삼합을 집에서 막 해 먹어봅니다.
물론 홍어를 집에서 삭히는건 아니구요.^^;;;
된장을 푼 끓는 물에 월계수 잎 몇장과 목살을 넣어 1시간 이상 푹 삶습니다. 고기는 찬물에 담가두어 핏물을 빼는 방법도
있지만 물이 끓기 시작할때 넣어 육즙이 안 빠지게 하는 방법도 간편하고 좋습니다. 물론 핏물이 빠져 생기는 이물 덩어리도
나오지 않습니다. 원래 기름이 많은 삼겹살 부위가 삼합에 적당하지만 아내를 생각해서 오늘은 목살로 준비했습니다.
자~ 그리고 선물 받은 홍어회입니다. 이미 받자마자 초장에 찍어 맛을 봤지만 갖썰은 활어회의 싱싱함에 오돌오돌 씹히는
뼈의 식감, 탄력있는 육질...그리고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 삭힌 풍미는 홍어 마니아 뿐 아니라 그동안 멀리했던 사람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만큼 강렬한 입안의 충격으로 남아있습니다.
수육은 한김 빠진 후 썰어 식은 상태에서 올려야 삼합에 어울립니다.
은은한 핑크빛의 홍어회도 가지런히 올리구요.
제작년 겨울에 담근 묵은지도 오랜만에 꺼내 준비합니다.
일단 눈으로 감상을 하면서 곧 입안에서 벌어질 치열한 전쟁의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과 스릴을 맛봅니다.
드디어.... 묵은지를 깔고 수육과 홍어회, 편마늘, 새우젓 순으로 올려 한 입에 넣습니다.
드라마<대장금>에서 여름철에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생선회로 홍어회를 소개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장금이가 홍어회의 맛을 묘사한 대목이 갑자기 떠오르는군요.
"마마님 자꾸 씹으니까 맛이 납니다. 약간 흐물흐물한 다른 생선회에 비해서 육질이 차지고
처음엔 코 끝이 찡하다가 그 다음엔 입안이 상쾌해지고 그 끝 맛은 청량합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홍어의 맛입니다.
꼭꼭 씹어 목구멍으로 넘기기 직전 막걸리를 대령합니다.
입안에 남아있는 얼얼함을 잠시 가시게 해주어 다시 그 맛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데는
텁터스무리...한 막걸리가 최고죠.
좀 스페샬하게 오미자 막걸리를 준비했습니다.
문경에서 난 오미자로 빚은 막걸리라는군요.
핑크빛 때깔의 상큼한 막걸리가 홍어삼합과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꽤 잘 어울립니다.
사발도 좋지만 이럴땐 와인글라스를 준비해 보는것도 괜찮겠지요?
깊은 겨울 밤, 홍탁삼합과 함께하는 핑크빛 로맨스....
환상의 맛과 독특한 분위기에 취해 보세요.
단, 입안에서 나는 냄새는 책임 못집니다.
※ 본 묘사는 실제 레드의 모습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
※홍어와 삼합에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배제하고 사진 위주로 포스팅했습니다.
궁금사항은 댓글로 남겨주심 성실히 답변드립니다.
단, 너 대머리지? 이런 질문, 정중히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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