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떠들기

늦가을에 만난 힘 없는 잠자리

레드™ 2008. 11. 11. 23:54

 

늦가을...

 

잠자리를 잡았습니다.

 

 

조심스레 살금살금 다가가 잽싸게 휙~!!!         의외로 쉽게 잡히더군요.

나이 먹어도 스피드와 순발력은 여전히 변함 없어.ㅋㅋㅋ

그런데.....

 

 

모가지에 힘도 없고

찢겨져 헤진 날개와 바랜 꼬리로 보니

살 날이 얼마 안남은 잠자리였습니다.

어짜피 놓아줄거 괜히 잡았다 싶기도 하고...

 

 

 

 

지난 여름과 가을을 힘차게 날아다녔을 이 녀석을 보니 세월이 덧없기도 하고

겨울이 부쩍 코 앞으로 다가왔음을 실감합니다.

기운이 하나도 없는것이 다가올 매서운 '칼 바람' 앞에

자꾸만 작아지고 걱정만 하고 있는 우리들을 보고 있는것 같기더 하구요.

 

애초 먹을 생각으로 잡은것도 아니었고...

근처 꽃가지 위에 놓아주었는데 날아갈 생각도 않더군요.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건지...잘 가고 있는건지...

이 잠자리처럼 주저앉지는 말아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