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해 먹기

김장하셨어요? 그럼 삶은 돼지고기 드셔야죠.

레드™ 2008. 11. 10. 22:11

 

 

김장하셨나요?

 

이맘때 쯤이면 도살장 끌려가는 개 까지는 아니더라도 모처럼 푹 쉬어보려던 휴일을

처갓집 김장하는 날에 바쳐야 하는 안타까운 영혼의 남편들이 하나 둘....생겨나지 않을까.... 

 

농담이구요.^^ 

사실 김장이야 여자들이 하는거지 남자들이 가서 하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어느 분 말씀처럼 김치독 묻으려고 언 땅을 삽질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예나 지금이나 고생하는 건 우리네 어머니 이하 여자들이지요.

남자들이 하는거라곤  김치통에 묻은 양념 닦고 비닐 씌우고 뚜껑도 덮고....

 

김장하는 날 집집마다 자주 등장하는것이 있죠.

막 담근 김치맛을 500배 살려주는 것.   바로 돼지고기수육입니다.

이 날도 어김없이 자동차는 김치통으로 가득 채우고 

배는 김치에 싼 수육으로 가득 채우고 돌아왔지요.

 

 

막 담근 김장김치와 수육의 환상의 맛을 잊을수가 없어 집으로 오는 길에 돼지 사태살을 좀 샀습니다.

취향껏 껍데기가 붙어있는 것으로.... 점심에 먹었는데 그게 또 먹고 싶냐는 아내의 말을 무시한 채! 

 

 

잠시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김치를 꺼내고

 

 

 

생굴과 잘 삶은 돼지고기를 준비합니다.

 

 

돼지 사태는 충분히 잠길 정도의 찬 물에 월계수 잎을 몇장 넣고 한번 끓어

고기 표면이 허옇게 변하면  다시 물을 갈아 된장과 마늘을 넣고

완전히 푹 익혀줍니다.고기 두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40분~1시간 익혀줍니다.

사진은 고기 1kg을 삼등분 한것이구요. 월계수 잎 4장과 된장을 크게 한 수저 넣었습니다. 

  

 

 

고기를 예쁘게 썰어 담고..

 

 

김치와 수육, 굴이 빚어내는 보쌈 한접시를 만듭니다.

 

 

 

배추 고갱이에도 싸 먹구요.

김장 직후엔 절인 배추에 속을 따로 싸서 먹었는데 날 배추도 고소하니 괜찮네요.

 

 

역시 껍질이 붙어 있어야 야들야들~~~~

 

 

 

그리고..

아까 고기 삶은 국물있지요. 그건 버리지 마세요

한번 끓인 물을 버리고 다시 끓인거라 불순물과 왠만한 지방은 빠져 나갔거든요.

 

그걸 완전히 식을때까지 놔두면 그나마 남아있던 기름이 표면에 하얗게 굳어 있습니다.

수저로 떠서 버리면 쉽게 처리 됩니다. 다만 싱크대에 직접 버리지 말고 키친타올 같은데 따로 버려야

미끌미끌한 씽크대 때문에 아내에게 혼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깨끗한 된장 국물에 남은 배춧잎과 대파만 썰어 넣고 푸~욱 끓여주면  -The end- 

 

 

구수하고 시원 담백한 맛에 고깃국물 그 자체라 다른 조미료나 양념이 필요없습니다.^^

 

 

 

 

김장한 날.

김치에 수육도 싸 먹고 그 국물에 남은 배추 찢어 넣고 끓여 밥도 말아 먹고

이 정도면 두툼한 옆구리살로 월동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