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가서 먹기

애슐리 쉐프스토리, 애슐리의 한계

레드™ 2012. 5. 30. 08:40

 

 

 

 

 

무더운 여름이 오는 것이 정말 두렵습니다. 

위안거리가 있다면 냉면과 때 되면 등장하는

애슐리의 신메뉴들.

 

어김없이 시즌이 되자 쉐프스토리란 이름으로 여름 신메뉴가 등장했습니다.

애슐리에서 자체적으로 쉐프들을 대상으로 경연을 열고 거기에서 채택된

메뉴들을 이번 시즌에 선보이는 것 같은데요. 당장 맛 보러 출발합니다.

 

 

 

 

 

 

마트 강제휴뮤 다음날이자 연휴의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대기석부터 매장 안 까지 북적북적.

그래서 평소엔 문을 굳게 닫고 잘 사용하지않던 돌잔치 전용 홀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손님이 북적대지않고 에어컨도 잘 나와서 쾌적한 식사를 할 수 있어 좋네요.

다만 직원들이 잘 왕래를 하지 않아서 쌓여만 가는 빈 접시들.....

 

 

 

 

 

 

지난번 스쿨스토리에 이어 이번 시즌은 쉐프스토리입니다. 올해 콘셉은 스토리로 잡은 듯.

총 여섯 가지의 신메뉴가 등장했는데요. 콜드푸드 세 가지, 핫 푸드 세 가지입니다.

 

먼저 <플로리다 시트러스 샐러드>입니다.

시트러스 계열의 맛과 향을 좋아해서 나름 기대를 했는데

이름처럼 플로리다산 자몽을 사용했는지 자몽 맛이 안습...ㅠㅠ

시기상 캘리포니아산이 사라질 때지만 그렇다고 쳐도 전반적으로

별다른 특징이 없는 평범한 샐러드입니다.

 

 

 

 

 

 

요건 <캔사스 칠렌타니 샐러드>입니다.

꼬불꼬불한 마카로니 같은 칠렌타니 파스타에 가지와 파프리카 등을 구워

오일에 버무린 건데 음.... 먹다보면 기름이 입술을 버무리고 있습니다.

파스타나 재료의 식감은 꽤 괜찮은데 뭔가 드레싱에서 배합에

실패한 경우가 아닌가 살짝 의심이 됩니다.

 

 

 

 

 

 

만족스러웠던 <하와이언 버블 샐러드>.

망고, 키위, 용과 등의 열대 과일에 타피오카 버블을 곁들였습니다.

해동 덜 된 과일 맛도 괜찮고 버블젤리의 씹히는 맛도 좋아요.

 

 

 

 

 

 

음료 디스펜서에 새로 등장한 무알콜 청포도 와인과 화채를 만들어 먹으면 굿!!!!!

달콤 시원한 열대과일 화채가 됩니다.

 

 

 

 

 

 

이제 핫 푸드로 넘어갑니다.

먼저 <샌프란시스코 코코넛 피시볼>입니다.

걱정반 기대반이었던 메뉴인데 결과적으로 걱정이 맞았습니다.

 

 

 

 

 

 

예상했지만 어묵과 같은 식감의 피시볼이구요.

겉은 코코넛으로 바삭함을 살렸는데 이게 너무 지나쳐서

속의 피시볼 맛이 거의 느껴지지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코코넛을 상당히 좋아하는데도 이건 불만족스럽더군요.

살살 녹는 생선살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피시볼 고유의 풍미는

살렸어야하지 않나 싶네요. 타르타르 소스 맛으로 먹습니다.--;

 

 

 

 

 

 

<뉴욕뉴욕 오믈렛>입니다.

삶은 달걀을 슬라이스해서 베이컨, 채소들과 크림소스로 구운 건데

맛은 둘째치고 달걀 흰자가 오븐에서 구워지는 과정에서 뻣뻣해져

식감을 상당히 해치는군요. 오믈렛 특유의 촉촉하고 브드러움은 애초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뉴 멕시코 고구마 살사>입니다.

잠시 자취를 감추었던 고구마 그라탕에 살사소스를 올려 멕시코 풍으로

변신을 시켰네요. 아, 이건 차라리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강조했던

예전의 고구마 그라탕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그 외 나머지 메뉴는 이전 스쿨스토리와 대동소이합니다.

김말이와 핫도그가 자취를 감추었네요.

 

 

 

 

 

애슐리를 처음 접한 것이 아마 2005~6년 쯤 이었을 것 같은데

그 이래로 과일을 가장 많이 먹은 날이 아니었나 싶네요.

물론 수박과 파인애플이 당도도 높고 시원했습니다만

앞서 신메뉴의 개별 평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 날은 배가 덜 불러서

과일을 많이 먹을 수 있었거든요.

 

한마디로 이번 신메뉴는 실망입니다. 메뉴마다 진지한 고민은 보이지않고

어떻게 하면 원가를 절감할까 노력한 흔적만 고스란히 보이거든요.

쉐프들의 경연이 아마 원가절감 경연이었던 듯.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속에서 수 년 째 동일한 가격을 유지한다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최근 1~2년 동안 눈에 띄게

원가를 절감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특히

얼마전 오랜 애슐리의 베스트 메뉴인 떡갈비가 완전히

달라졌는데 예전 동글동글한 모양에서 실제 떡이 들어간 떡갈비로

바뀌었을 때 만 해도 대 환영이었지만 최근 고기는 전혀 씹히지않고

부산물을 갈아 만든 듯 한 식감을 그대로 전해주는 떡갈비의 맛은 실망

그 자체입니다. 떡은 아마도 부족한 식감을 커버할 꼼수였겠죠.

 

애슐리가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여전히 손님들은 북적대지만 어느순간 신기루가 될지도 모르겠단....

 

음식점에서 음식 맛이 부족하면 끝장입니다.

흐르는 세월 거스를 수 없다고, 가격을 다소 인상하더라도

예전의 퀄리티를 다시 찾았으면 좋겠네요.

애슐리는 가짓수는 적어도 다 먹을만 한 메뉴들로 채워졌다는 것이

매력이었거든요. 애슐리가 클래식 매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음 신메뉴에서 꼭 좋은 메뉴들이 선보이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