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가 도착했어요. 스티로폼 아이스박스인 걸로 미루어 인터넷엄마가 보내신 게 분명합니다.
늘 죄송한 맘이지만 이번엔 또 무엇을 바리바리 싸 보내셨을까 기대하면서 개봉박두!!!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양의 꼬막과 무지막지한 양의 참조기, 엄청난 양의 간고등어, 올해 내내 두고 먹을 양의 매생이까지....
수산시장을 통째로 터셨나봅니다.ㅎㅎ
산지에서 난 것이니 싱싱한 건 말할 것도 없구요.
다른 녀석들은 정리해서 일단 냉장고로 보내고 지체없이 꼬막 삶기에 들어갑니다.
우선 물에 좀 담가서 해감을 시킨 후 박박 씻어서 물과 함께 불에 올립니다.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올때 쯤 껍데기가 잘 까지게 하기 위해 한방향으로 저어주면서 익힙니다.
이때 절대 물이 끓어오르게 하면 안된다는군요. 살짝 데치는 정도로...
하나 꺼내서 까보니 불에서 내릴 타이밍입니다.
물론 꼬막들이 입을 벌리면 특유의 감칠맛이 다 도망가 버리니 안되겠죠?
지난번 너무 익혔다가 인터넷엄마한테 혼나서 이번엔 시키는 대로 잘 따라했습니다.
착한 레드....
꼬막 삶는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나름 어려운 일이더군요.
자~ 꼬막이 다 삶아졌으면 준비할 것은 숟가락!!!
너무 좋은 숟가락은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따끈따끈 금방 삶은 꼬막 대령입니다.
꼬막은 그냥 입을 벌려서 까먹어도 되지만 잘 안벌어지는 것도 있고 잘못하면 손톱이 상하거나 손가락을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뒷쪽 힌지부분을 숟가락으로 톡 제끼면 쉽게 따지고 꼬막살도 다치지 않아 탱글탱글한 채 먹을 수 있습니다.
알이 실한 꼬막들.... 탱글탱글하고 쫄깃쫄깃한 것이 짭조름하게 잘 삶아졌어요.
꼬막은 청정갯벌에서만 자라는 고단백 저칼로리에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빈혈, 간 해독, 이이들 성장 등에 좋다니 어찌 감사히 먹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정신없이 숟가락을 놀리며 까먹고 난 흔적만이 뱃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것이 꼬막이라는 정체성을 일깨워 주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그날 저녁 행복한 포만감에 밥을 따로 먹는 것도 잊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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