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태를 가지고 라면을 끓였습니다.
그 귀한 감태를 라면에 넣는다는 것은 감태의 가치하락이 아니라 라면의 신분상승을 의미합니다.
청정해초 감태입니다. 매생이보다는 훨씬 존재감이 느껴지고 식감도 강합니다.
매생이와 마찬가지로 칼로리가 거의 없고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다이어트에 좋다고 합니다.
또 비타민A가 김보다 3배나 많아 니코틴 해독이나 간기능 활성화에도 좋다네요. 가시파래라 부르기도 하는데
정확한 내용은 알수가 없습니다만 암튼 좋은건 분명합니다.
김처럼 말린것도 있는데 보통 김의 3~4배의 가격이라고 하네요.
얼큰한 라면들은 강한 양념맛에 감태의 향을 떨어뜨릴까 마트에서 특별히 구입했습니다.
김양도 이양도 아닌 삼양의 손칼국수. 안 튀긴 면이라 칼로리가 낮다는 점도 선택에 한 몫 했습니다.
근데 저 '손'이란 단어는 왜 붙어있는건지...
라면을 끓이다가 1~2분 남겨 놓고 감태와 굴을 넣습니다.
근데 하얀 국물일 줄 알았던 칼국수에 뻘건 거품이 생깁니다. 보통 설거지를 깨끗하게 안 한 냄비에서 이런 경우가 있는데
그건 아니고 스프에 고춧가루가 약간 첨가돼있습니다. --;;;;
굴 감태라면입니다.
거품을 걷어 냈더니 비교적 맑은 국물이 됐습니다.
면발도 제법 칼국수스럽고 무엇보다 저 질겅질겅한 감태와 탱글탱글한 굴....
(나무젓가락 중국산...--;;;;)
진하고 얼큰한 라면만 먹다가 히멀건한 라면을 먹으려니 어딘지모르게
2% 부족하지 않을까 했는데.. 기우였습니다.
굴과 감태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환상의 바다 내음때문에 몸에 안좋은 줄 뻔히 알면서도
국물을 끝까지 마셔야 하는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왠만한 자제력이 아니고는 불가능합니다.
아직 이번 겨울바다는 못가봤는데 좀 뒤에 가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감태는 물론 해조류에는 칼륨이 풍부해서 그야말로 나트륨의 보고인 라면과 함께 먹으면
염분배출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감히 막 해 먹을 수 없는... 태생이 귀한 해초 감태.
라면을 더욱 럭셔리하게 해주면서 몸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멋진 재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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