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난 말야.이런저런..

내일은 만난지 6,000일 되는 날....

레드™ 2008. 3. 1. 17:20

6,000.....애매한 숫자다.

100일, 1,000일도 아닌 6,000일.....

사실 100일, 1,000일...한번도 챙겨주지 못했다.

100일은 눈깜짝할 새 지나가 버렸고.

1,000일은 한참 전 부터 카운터하고 있다가

정작 몇일 전부터는 까먹고 있다 지나가 버렸다.

그나마 세월이 흘러 5,000일 이라도 챙겨주려 했으나

그것마저 이유 없이, 속절 없이 흘러갔다.

 

핸드폰에 D-day챙겨 주는 기능이 있어

바탕화면에 띄워 놓았더니 내일이 D+6,000일째 되는 날이더라

마침 일요일이다.

 

이렇게 하루전날 미리 준비하기도 처음이다. 

근데 뭘, 어떻게, 어디부터 준비하지?

 

사실 만난지 몇일...하는 기념일이 뭐가 대수인가도 싶다.

하지만 남들 다 하는 100일, 1,000일도 못챙겨 줘서 이번 만큼은 꼭 챙겨주고 싶다.

 

그나저나 왜 남자가 챙겨야 하는데?

나원 참...

우리 마누라는 내일이 만난지 6,000일 되는 날이란걸 알고나 있을까....

하긴 이제껏 한번도 지나간 기념일에 대해서 얘기한적이 없었다.

 

"야, 얼마전에 우리 만난지ㅇㅇㅇ일 기념일이었더라? 응?"

하고 조금은 미안한 맘으로 얘길 꺼내도

 

"그래?"

이정도 반응이 다였다.

 

좀 뻘쭘하지만 고마워 해야하는건지....

 

왜 하필 6,000일이냐고?

5,000일을 그냥 넘기고 3년 가까이 기다려 온 기념일이다.

이번에 그냥 넘기면 7,000일, 8,000일...계속 부담이 된다.

한참 나중에 10,000일만 챙기면될것을...ㅎ

 

새삼 세월이 이만큼이나 흘렀음을 느낀다.

철부지 새내기로 만나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가 됐으니...

생일, 결혼기념일과 달리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은 또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암튼 퇴근하기전에 뭐라도 준비해야겠다.

자...낼은 뭐하지?

 

토끼새끼들은 돈 쥐어 줘 잠시 밖으로 내몰고...

 

.... 맛있고 비싼(?) 라면이나 삶아줘야겠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