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써 보기

미쓰리와 함께 중고신인 J-김재섭이 가요계를 접수한다.

레드™ 2009. 12. 3. 08:10

연말로 접어들면서 그 기세가 한풀 꺾기긴 했지만 2009년 올해 우리나라 가요계의 화두는 누가 뭐래도 당연 '걸그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소녀시대와 브아걸,카라 등의 기존 그룹들과 2NE 1, f(x), 포미닛, 티아라 그리고 최근의 레인보우나

제이큐티 등 그야말로 이름도 외기 힘들 정도의 걸그룹들이 바톤을 이어가며 가요계를 주름 잡았죠.

뭐 벌써 싱글 앨범을 두 장이나 발매하고 크리스마스 캐롤 앨범을 준비중인 허경영 같은 가수(?)도 있었지만 

걸그룹이 대세였다는 건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아저씨들마저 카라의 엉덩이 춤에 환호하고 소녀시대의 각선미에 반하며 브아걸의 시건방 춤을 따라한다고

팔짱을 낀 채 골반을 흔들어 보기도 할 정도로 그들이 끼친 영향은 넓고도 깊었는데요.

때론 10대, 20대 젊은 층의 문화 코드에 적응을 하고 그 코드가 그리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다는 것이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우리 가요에 있어서 그만큼 골라서 들을 수 있는 선택권이 줄어들었다는 뜻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최근 남자그룹이나 솔로 가수들이 속속 인기를 얻어가고 있습니다만 그때그때 주류를 이끌어가는 세력 외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실력이 충만한 가수의 새 앨범이 등장했습니다.

 

 

◈ J-김재섭의 첫 번째 싱글<미쓰리>

 

신인가수 'J-김재섭'의 첫 번째 싱글 <미쓰리>입니다. 얼굴에 씌여있습니다. 나 실력있어.....

 

일단 액면은 중견가수의 그것이지만 어쨌든 따끈따끈하게 막 1집을 발매한 신인가수입니다.

 

<미쓰리>  제목만 봐도 구수한 트로트의 냄새가 풍기는군요. 비슷한 제목으로 과거 이태호의 미스고라는 노래가 있었죠.

지난날의 미스고가 구성지고 애절한 곡조의 트로트였다면 21세기 형 미쓰리는 경쾌하고 신나는 세미트로트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댄스도 발라드도 락도 아닌 트로트입니다.

 

 

외모는 완전히 트로트 가수의 생김새가 아닙니다. 왠지 연륜(?)이 묻어나는 마스트에 중후함 마저 느껴지고 발라드를

불러도 썩 어울릴 듯 한 잘생긴 얼굴입니다. 제 기준에서 '연륜'이나 '중후함'이라는 표현을 이 신인가수에게 쓰기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사연을 더 알고나면 고개가 끄덕여질만도 합니다.

 

 

◈ J-김재섭, 알고보면 한류?

 

J-김재섭은 스스로를 중고 신인이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왜 중고신인인가 했더니, 

 

2005년 5월 '천우(千羽)'라는 이름으로 정규 앨범<이야기>를 발매했었군요.

여기엔 이 후 박상민이 다시 불러 더 유명해진 '울지말아요'란 곡이 타이틀로 수록되어 있는데 두 가수 모두

허스키 보이스이긴 하지만 걸쭉한 박상민 보다는 깔끔 담백한 J-김재섭의 보이스에 더 어울리는 곡이 아닌가

싶어요.  원곡을 뒤늦게 들어봤지만 그래서 J-김재섭의 원곡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J-김재섭이 부른 '울지말아요'는 이동통신사들이 본격적으로 mp3 장사를 하기 시작한 그 해

벅스뮤직 차트 4위까지 오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수 차례 미니콘서트를 열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종의 한류 반열에도 올랐었는데요.

 

2001년 이병헌, 류시원, 최지우 등이 출연한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ost 수록곡을 불렀는데

이 드라마가 2005년까지 일본 내에서 방영되면서 덩달아

인기가 올라 J-김재섭은 <2006 한국드라마 베스트>라는

음반에 자신의 곡을 담아 일본에서 정식 데뷔를 하는 등

어찌보면 일본에서의 인지도가 더 높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시도, 아름다운 도전 <미쓰리> 그리고 뮤직비디오

 

이 때 만해도 호소력 짙은 허스키 보이스로 발라드 또는 락 발라드를 추구했었죠.

목소리도 비교적 잘 어울리고 발라드 계열의 음악에 매우 애착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던 J-김재섭이 갑자기 중고신인이란 명찰을 달고 경쾌한 세미 트로트 음악으로 무장하여 어린 친구들이 주름을 잡고 있는

가요계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우리는 쉽게 '도전'이란 말을 사용하곤 하는데 적지 않은 나이(73년 생)에, 그것도 주류와 다른 새로운 장르를 가지고 쉽지않은

무대에 다시 뛰어들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도전다운 도전', '아름다운 도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고 이번 노래가 자신의 과거나 고뇌를 담은 아주 애절한 분위기의 노래는 아닙니다. 오히려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라도

되는 듯 아주 경쾌하고 빠른 곡이죠.

 

그리고 작품성이 썩 훌륭한건 아니지만 재미있는 연출로 노래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 <미쓰리>의 뮤직비디오도 놓칠

수 없는데요. 내용이 다음을 기약하며 중간에 끝나버려 완전한 감정 이입은 어렵지만 프롤로그 영상과 두 주인공의 과거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진행이 사뭇 궁금증을 유발하는, 재미있고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입니다.

직설적이고 단순한 가사로 쉽게 귀에 배어드는 반면 자칫 가벼울 수 있는 내용을 짜임새 있는 스토리 라인으로 구성해주는

데에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 뮤비의 대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작은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한 평범한 여인에 대해 점점 커져가는 사랑의 애틋한 감정을 빠른 템포속에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녹여냈고 다음편이 무척 기대되는 뮤직 비디오입니다. 

 

        그럼, 노래와 함께 <미쓰리>의 뮤직 비디오를 직접 감상해보세요.

        

 

                                                            ▲정말 괜찮은 노래와 영상입니다. 그냥 지나치치 말고 꼭 감상해보세요.

 

단순한 스토리와 구조지만 꽤 흥미로운 뮤직비디오죠? 이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배신하며 이별하고 성공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영린도 정말 예쁘게 나왔네요.^^

 

 

◈ 신나는 노래. 세미트로트,네오트로트의 신기수들

 

노래도 상당히 경쾌하고 쉽게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입니다. 다소 하이톤으로 구성된 멜로이여서 흥얼흥얼 하다보면

옆사람이 자꾸 쳐다보게 되는 곡이라 제대로 부르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 받습니다.

 

처음부터 후렴 반복구의 빠르고 경쾌한 템포로 시작해서 고백하고픈 애틋한 마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아주 잠시 템포를 늦추기는 하지만 시종 밀어부치는 듯 한 박력있는 템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어이해 어이해~~' 하는 자신의 어쩔 수 없는 마음을 나타내는 반복구간에서는 영어의 'Oh, Ye~'발음과 운율이

미묘하게 오버랩되어 기본적으로 트로트임에도 신나는 댄스곡의 느낌을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미쓰리는 '김민진'이라는 젊은 작곡가의 곡인데 이 작곡가의 작품으로는 영화<복면달호>에서 '차태현'이 불렀던

<이차선다리>와 '성진우'가 복귀해서 부른 <딱이야>가 있습니다.

둘 다, 한 번 들으면 잘 잊혀지지 않는 곡이고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이차선 다리의 경우 영화에서 락 버전으로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요. 굉장히 흥겨웠고 잘 어울리는 트로트곡이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한 때 발라드와 댄스로 주름잡던 성진우의 딱이야도 그의 허스키 보이스와도 잘 어울어지고

과거와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명곡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 분위기 그대로 J-김재섭의 미쓰리 또한 작곡가 김민진의 명곡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동안 트로트가 발라드나 댄스곡들을 누르고 '가요 톱 텐'의 정상을 차지하거나 연말 시상식에 트로트 가수들이 대상을

휩쓸던 시절이 있었죠. 서태지와 아이들 정도가 돼야 트로트 가수들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던...

 

그 좋은 시절은 어디가고 잠시 암흑기를 거치다가 근래 들어 장윤정, 박현빈 등의 젊은 트로트 가수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트로트의 대중성이 높아지면서 젊은 층에게 좀 더 쉽고 익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세미트로트'나 '네오트로트' 같은 트로트에 댄스나 락의 리듬을 가미한 크로스 오버적인 장르가 그것이 아닌가 합니다.

딱이야를 비롯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등이 같은 부류일텐데요. 조금만 익숙해지면 곧 식상함을 느끼는 시기에 이런 새로운

시도들은 가요계의 양적, 질적인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일 것이고 J-김재섭의 미쓰리 또한 그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촌스럽고 끈끈한 느낌의 트로트에서 벗어나 유행하는 '후크송'처럼 반복적인 멜로디와 가사로 쉽게 잊혀지지 않도록 하고

경쾌한 리듬을 섞어 신선하고 흥겹게 감상할 수 있는 세미트로트는 세대를 아우르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쓰리 역시 그 멜로디와 가사가 귓가에서 계속 맴도는 기분에 자꾸만 흥얼거리게 만드는 일종의 중독성이 있는 곡입니다.

전통가요의 맥을 끊는다기 보다는 시대의 요구 맞는 변화로 여전히 사랑받고 불리우는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트로트를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이런 실력이 뒷받침 된 가수들이 부르는 세미트로트의 계속된 등장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 매력 넘치는 목소리의 흥겨운 노래<미쓰리>

 

비록 큰 빛을 보진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는 열정으로 음악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J-김재섭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는

것은 힘든 결정이었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한다'  고 각오를 밝히고 의지를 불태웠다고  합니다.

 

댄스뮤직 이상의 경쾌한 리듬과 쉽고 흥겨운 멜로디, 트로트 특유의 직설적인 가사에 매력적이면서도 깔끔한 호소력이 있는 비음

섞인 허스키 보이스가 더해져 이상적인 세미트로트곡이 탄생했습니다. 지난 날의 실패에 따른 궁여지책이 아닌 새로운 시도로써의

그의 도전이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 대중에게의 어필과 만족은 물론, 본인에게 있어서도 다시 한 번 힘찬 날개짓의 발판이 되었음

하는 바람입니다.

 

각종 차트와 노래방 인기순위를 휩쓸며, 아마 전국의 '미쓰리'들이 새삼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날이 곧 오지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