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써 보기

나도 그런때가 있었지.. 좌충우돌 사회체험기 러비츠

레드™ 2009. 8. 25. 07:54

 

 

책,  저하고는 참 인연이 안닿는 미디어 가운데 하나인데요.

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익숙하다 보니 활자를 읽어 나가는 의지가 약해

책하고는 담을 쌓은지 오랩니다.

혹자는 학창시절 공부를 넘 열심히 한 후유증이 뒤늦게 책을 멀리하는 증상으로 발현된 것 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공부마저 담 쌓았던 과거를 비추어 볼 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고...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음 입안에 가시가 돋힌다는

선각자 분들을 존경하며 저도 책 한권을 펼쳐보려 합니다.

 

 

 

 

 

'신입 디자이너의 좌충우돌 사회 체험기 러비츠'

근데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일종의 만화책입니다.ㅋㅋㅋㅋ

 

 

책의 주인공 '러빗'(얼굴 빨간 애)과 그의 절친 '고마우이'입니다.

사실 책보다 이 귀여운 피규어가 더 탐이나죠~ㅎ  그리고 아기자기한 스티커와 '한글티움' 종합이용권 까지....

 

(혹시 초등학교 입학 전이나 저학년 아이를 두신 분들 중 가실 분은 말씀해 주세요.  

'한글티움'은 한글에 대한 토탈 체험, 놀이 공간으로 아이들에겐 놀이동산 보다 즐겁고 유익한 장소가 될겁니다.

전시관:3,000원. 공방:5,000원. 체험관:10,000원인데 이 종합이용권으로 다 관람할 수 있고 위치는 파주입니다.)

 

 

 

 

책을 들여다 보면...

일반적으로 컷이 나뉘어 있는 만화가 아니라 한 공간속에서 캐릭터들의

자유롭고 다양한표정들과 재치있는 대사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고,

때문에 몰입도도 높은 구성입니다. 등장 캐릭터의 소개 페이지의 구성이나

전반적인 디자인을 보면 저자 이기원님은 생각이 자유분방하고 틀에

얽매이지 않되 기존의 틀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나름의 해석으로 풀어내

독자에게 전달하는 창조적 응용 능력이 뛰어남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젊은 감각이구요.

분명히 주인공 러빗과 동일 인물일거라 확신합니다.ㅋㅋ

 

그런데 웹툰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인지 보는 내내 인쇄된 책이 아닌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보는 듯 한 느낌은

신선한 느낌이라는 장점과 함께 차갑게 느껴지기 까지도 해 독자의 취향에 따라 극명한 호불호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윤곽선이 없는 캐릭터들은 웹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막연한 느낌을 심어주기도 하는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러프스케치나 사진들이 이따금 주위를 환기시켜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미소가 지어 지지만 내용을 읽다보면 정말 웃음이 나올 정도로 엉뚱발랄한 녀석들입니다.

러빗과 고마우이 외에도 다양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은 전반적인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 감초 이상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분명 사랑스럽고 재밌는 등장 인물들임엔 틀림없군요. 

 

-기억을 머금는 기억나무가 머리에서 자라는 빨간토끼 러빗은

모르긴 몰라도 작가의 자전적인 캐릭터이다.

누구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며 겪었음직 한 이야기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에피소드로 나열하고 간결하고

재치있는 대사로 처리하여 시종 눈을 뗄 수 없는 몰입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전문 만화가가 아니라고 겸손해 하지만 그림을 그렸다기 보단 디자인

했다고 하는 편이 러비츠 특유의 구성과 진행을 이해하는데 적절할 것이고 전반적으로

새롭고 독특한 느낌은 그동안 보아왔던 판형보다 낯설지 않고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어지는 러비츠 2, 3편도 기대되지만 러빗과 고마우이 외에도 디어나 히로 같은

다른 캐릭터들도 피규어로 만날 수 있음 좋겠네요.

앙증맞은 러빗은 재밌는 액션 피규어가 아니더라도 물끄러미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상 위의 귀염둥이 입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 딛은지도 15년이 넘었습니다.

특별히 좌충우돌한 그 시절로 기억되진 않지만 러빗의 고민과 우여곡절들을 보면서

잠시나마 회상에 젖어도 봅니다.

소위 잘 나가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어릴적 꿈을 이루어 보겠다고 뒤늦게

새 직업을 구해 일단 꿈은 이루었지만 꿈이 전부가 아니더군요.

돈이 안되는 직업의 현실에 무릎을 꿇고 지금은 결국 돈 자체를 만지는 일을 하고 있으니

참 격동(?)의 세월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러비츠를 보면서 어리숙하면서도 풋풋했던 그때도 회상하고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자신감도 얻어봅니다.

 

근데 그때로 다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ㅎㅎㅎ  

 

 

책하고는 거리가 먼 레드가 만화책(?) 한 권 소개해 드렸습니다.

책 하면 떠오르는 블로거가 한 분 있습니다.

도서부문 베스트 리뷰어, 책의 달인 해나스님. 그녀만의 지적이고 감성적이며 유익하고 재미있는 독후감의 세계로

다 같이 빠져 봅시다!     해나스님에게 릴레이 바톤을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