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해 먹기

복날, 아내도 보양식 먹을 권리가 있다! 전복 닭볶음탕

레드™ 2009. 8. 14. 07:56

 

 

 

중복때 혀를 깨물어 암것도 못먹고 침을 흘리며

눈물의 블로그질을 했었는데 하마터면

말복도 그냥 지나칠 뻔.

퇴근하고 아내와 만나서 어디 삼계탕집이라도

가기로 미리 약속했지만

퇴근길에 지나친 마트 앞 광고판에서

전복을 싸게 판다 하길래 마음이 동하여

저절로 발길은 마트로 향하고...

 

  

꿈틀꿈틀~ 전복이 싱싱해서 몇마리 사고 닭도 사고...

 

삼계탕, 백숙보다 볶음을 더 좋아하는 아내를 생각해 말복 이브에는 닭볶음을 하고

당일에는 날 위한 백숙을 하기로 마음 먹고 토막 낸 닭과 통닭 두 마리를 사왔습니다. 

비교적 큰 사이즈의 '첼입울호' 브랜드 닭인데 두 마리 계산하니 만원이 안되네요.  

 

 

닭고기는 한번 삶아서 물을 버리고 다진마늘,양배추,버섯,호박,양파,대파와

고추장,고춧가루,간장,물엿,와인을 넣고 매운맛을 더하기위해 청양고추도 갈아 넣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솔로 깨끗하게 씻은 전복도 껍질째 넣어주고요.

 

 

 

보글보글~(이건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녀..) 끓이면서 한쪽에선 당면을 5분간 삶아 찬물에 헹구어 두었다

불을 끄고 나서 섞어주면 끝.

 

 

 

 

 

원래 퇴근 후 바로 운동을 가지만 

아내 퇴근시간에 맞추어 완성을 하느라

곧바로 집에와서 후다닥 만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막 만든거죠.

낼 삼계탕 사 먹기로 하고선 뭐하러 만들었냐고

나무라는 듯 미안해 하면서도

맛있게 잘 먹어주는 아내를 보니

우발적인 짧은 시간, 작은 노력으로

큰 행복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여보, 이거 먹고 돈 더 많이 벌어와~~~흐흐...'

 

 

 

복날 힘내라고 먹는 보양식, 꼭 아내가 남편에게 해 바치란 법은 없으니까       

직장엘 다니건 살림을 하건 똑같이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닭모가지 한 번 비틀어 보는건 어떨까요? 

남편 고생한다고 복날마다 뭐라도 준비하려 하는 아내들 불쌍하잖아요~  (닭이 더 불쌍한 것 같기도... ^^;;;)

접시를 깨건, 설사 소금을 설탕인 줄 알고 들이 부었어도 아내는 맛있게 먹어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