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 어답터(early adapter)란 말이 유행한지 꽤 된것 같군요.
요즘 참 많은 사람들이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에 관심이 있습니다.
저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구요.
하지만 매번 새제품들을 사용해 볼 수는 없죠.
그런 저를 대리만족 시켜주는게 얼리 어답터인것 같습니다.
따라가기에도 숨이 찰 만큼 저만치 앞서 달려가는 첨단 디지털 제품들.
그것에 대한 열망과 흠모는 막 베일을 벗긴 매끈한 외제 스포츠 쿠페에 대한 그것에 견줄만 하죠.
하지만 그보다는 좀더 가까이 있는 현실적인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매번, 소위 말하는 '지르지 못하는'이유는
시시각각, 눈감았다 뜨면 발전해 나가는 기술과 그 기술을 접목한 디디털 제품을
출시 속도에 맞춰 구입한다는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경제적 바탕이 보통이 아니고서는 힘든일입니다.
기껏 큰 맘먹고 구입한 제품이 얼마 후 구닥다리 기술이 돼 버리는 참담한 느낌과 새로운 제품에 대한 시기와 소유욕을
이겨낼 정신력과 경제력이 제게는 없는것 같군요.
바람직한건 아니지만 '전 휴대폰을 자주 바꾸는 편입니다.'
이 대목만 보면 얼리어답터 같죠?
하지만 출시된지 최소 1년이 지난, 그래서 인터넷만 잘 뒤지면 공짜에 가입비까지 면제되는
그런 휴대폰을 장만하죠.
물론 과거 그 제품이 출시 됐을때 정말 갖고 싶다 했던것 중
가격이 폭싹 주저 앉은걸로 말이죠.
그간 사용자들의 사용기도 보고....
그러다 보니 경제적인 부담 없이 갖고 싶었던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기의 차이죠.
탐나는 신제품이 있으면 되뇌입니다.
'1년만 참자......'
어짜피 1년 후에라도 나 자신에겐 신제품 이거든요.
얼리어답터란것이 단순히 가격만 놓고 따질수는 없습니다.
제품에 대한 열정하나로 얼리어답터의 길을 걷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어짜피 어정쩡한 얼리어답터도 못되는 바에야
그냥 'late adapter'로 사는것도 느림의 미학(?)이란 핑계로
꽤 살아갈만 합니다.
존경스런 얼리어답터의 박스 개봉기를 조마조마, 기대하며 구경하면서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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