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난 말야.이런저런..

추억의 나의 우상...영화 배우

레드™ 2008. 1. 13. 00:48

 난 초등학교 때 부터 영화를 즐겨보기 시작했다.

꽤 일찍부터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지만 매니아까지는 아닌것 같다.

전문지식도 없고 그냥 보고 즐기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뿐..

 

그땐 멀티플렉스 상영관 같은건 상상할 수 없었다.

한극장에 10개 안팎의 상영관이 있는 지금과는 달리

오히려 한상영관에서 2편을 상영하는 소극장, 동시상영같은게 발달해 있었고

단돈 1,000원이면 최신 개봉작과 큰극장에서 내린지 얼마 안되는 영화까지

2편을 볼 수 있었다. 

 

때론 미성년자 관람가와 불가  2편이 동시에 상영되서

어쩔수 없이(?) 보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고등학생들에겐 철저히 출입을 제지해던 반면

초딩에겐 관대(?)했던것 같기도 하다.

그때 봤던것이 '84태권브이' 라는 애니메이션과 원미경이 속비치는 저고리를 입고

물레를 돌리는듯한 포스터의 '물레야물레야' 였다.

84태권브이니까...아마도 1984년도 였던것 같다.

만화영화와 에로영화를 동시 상영한 극장측의 의도가 뭐였는지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는다.

아마,  가족단위의 관객까지 사로잡으려는 배려(?)였을까.....

 

암튼 내용은 기억안나고...

 

그 이후 수 많은 영화들을 장르불문하고 봐왔다.

특히 성룡이 출연한 영화는 단 한편도 빼놓지 않고 봤다.

당연 초딩~중딩때의 우상은 당연히 성룡이었다.

여자배우는 소피마르소,피비케이츠,브룩 쉴즈...셋이면 끝났다.

당시 한국영화, 즉 방화라는게 정치적인 문제로 거의 에로영화가 주류였음에

외국 배우들이 어린 청소년의 가슴에 자리 잡았으리라.

 

고딩이 되자 실베스타 스탤론,아놀드 슈왈제네거같은 마초맨들이 우상이 되었다.

우락부락 근육질의 한팔로 기관총을 흔들어 대는 멋진 모습....

그 즈음 영화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바로 홍콩 배우의 등장이다.

성룡의 코믹 액션이 시들해갈 무렵 혜성처럼 등장해 우리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겼던

홍콩 느와르.

주윤발,장국영,유덕화...이 들의 스타일리쉬한 총질에 근육맨들의 설자리는 위축되었고

급기야 이 들의 국내 광고 출연이 봇물을 이루었다.

 

이 후 대딩이 될무렵엔 이연걸이란 걸출한 무술인이 황비홍이란 리얼 정통액션과

동방불패란 판타지 와이어 액션으로 붐을 일으킨다.

이 때 잠시 왕년의 마초맨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터미네이터2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블록버스터란 단어가 익숙하게 쓰여지기 시작했다.

UIP직배 영화 반대란 구호로 이때쯤이었으나 지금은 추억이 되어버렸다.

 

나의 우상의 변천사는 성룡->아놀드 슈왈제네거->주윤발->이연걸로 전해져 왔다.

이후 90년대 중반부터 얼마전까지 이렇다 할 우상이 없다.

나이를 먹어서 인가?

홍콩의 반환,  한국영화의 발전,헐리웃의 물량 공세.....

세월이 흐른 만큼 영화판도 변했다.

아니 나도 변했다.

 

 최근 난 크리스챤 베일이란 배우를 좋아하게 됐다.

그를 그장에서 처음 본건 이퀄리브리엄.

이후 안방에서본 아메리칸 싸이코에서 뒤늦게 그의 매력을 발견했다.

왜 진작 이 배우를 몰랐을까.

그로부터 배트맨 비긴즈부터 3시10분 유마행까지 거의 놓치지 않고 보고있고

매번 만족스러운 감상이 되고 있다.

비중은 작지만 터미네이터4에도 출연한다니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결코 우람하진 않지만 다부진 체격, 깊고 그윽한 때론 날카로운 때론 서글픈 눈매

할 말은 있지만 꼭 다문 입술, 어떤 역이라도 잘 소화해 내는 능력.

변태부터 슈퍼 히어로까지 그만의 인물을 창조해 내고

그 창조물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차갑고 냉철한 외모와 여리고  인간일수 밖에 없는 내면을 동시에 지닌 몇 안되는 배우다. 

 

크리스챤 베일이 제임스본드에 캐스팅 되는 일은 없을까......

 

나이 먹은 성룡, 오락가락하는 이연걸, 배나온 주지사를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이제 크리스챤 베일이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