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전이 남아도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가정이 종종 있습니다. 아무리 다른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설이라 해도, 느끼한 음식들, 다이어트 걱정이 넘쳐난다 해도 어찌 그 맛있는 전이 남는 불상사가 있겠습니까만....
우리집도 크게 다르지않아서 전을 싸주시겠다는 장모님, 또는 울엄마의 말씀을 거역하는 법 없이 싸주면 싸주는 대로 바리바리 들고 집에 돌아옵니다. 보따리 한가득 전들을 바라보며 당분간 풍성해질 식탁을 생각하면 입가엔 행복의 미소가 절로 번지죠.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전이 남아돌아 처치가 곤란한 분이 어딘가 계실거란 짐작에 밝은 세상에 대한 기약 없이 컴컴한 냉동실에 쳐박혀 남은 생을 보내게 될지도 모를 전을 향해 구원의 손길을 뻗어볼까 합니다.
명절이 지나 이맘때면 으레 등장하는 김치와 함께 전골냄비 속에 올라 느끼했던 명절음식에 대한 추억을 과감히 벗어버리는 방법은 이제 너무 식상한 나머지 간단하고 색다른 방법으로 그 느끼함을 상큼함으로 바꾸어 보겠습니다. 사실 전이 느끼해서 더 이상 못먹겠단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