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거북이란 그룹을 아주 좋아하진 않았었다.
사실 임성훈씨가 사망했다는 문장을 보고 가장먼저 떠오른건
그보다 스무살이나 많은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의 진행자 방송인 임성훈씨 였다.
그러고보니 사망할때까지 그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
출퇴근 카오디오의 CD에도
이따금 듣는 MP3P에도
노트북에 받아놓은 파일 중에도
거북이의 노래는 어디에도 존재하고 있다.
뭐 다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한번들으면 잘 잊혀지지 않고
자꾸만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가
거북이 노래가 아닌가 싶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쉽게 귓속으로 들어와
존재감 마져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익숙해져버려
좋아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는 그룹이었나보다.
마치 공기의 존재를 잊고 살듯이....
임성훈씨가 고인이된지 일주일이 돼어간다.
처음엔 그의 노래를 더이상 듣지 못할거란 생각이
공허함을 주었다.
누구와도 닮지 않은 그만의 개성있는 음색.
참 듣기 좋았는데.....
한편으론 일주일이 다 돼가는 시점에
그가 죽기전과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는것 같은
지금의 모습들에 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난 똑같이 아침에 깨어 밥먹고 출근하고
오늘도 통닭집에선 고소한 냄새가 피어나며
김병만은 여전히 16년째 달인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유세장에선 갖가지 거북이의 노래들이 개사가 되어
그가 죽었다는 사실에 아랑곳 없이 귓청이 떨어질 정도로 울려퍼지고 있다.
그래 한 가수의 죽음에 세상이 뭐 어찌되겠어?
내년 이맘때쯤 기일이 되면 방송에서 인터넷에서 한번쯤 기사들로 휩쓸겠지...
뒤늦게 내가 거북이의 노래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나서 느끼는 기분이다.
바로 익숙해 지는 멜로디에 유쾌한 가사,매력적이고 강한 저음의 랩과 보컬...
참 괜찮은 가수 였구나...
분명 슬픔까지는 아니지만 공허함과 아쉬움에 그를 기억해 본다.
부디 저 세상에서 못다한 노래와 꿈을 마음껏 펼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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