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휴무일 선산시장 구경
비가 개고 구름이 걷히며 시장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지난 22일 일요일은 대형 마트와 기업형 대형 슈퍼의 첫 강제 휴무일이었습니다.
재래시장 활성화의 방안이라지만 개인적으로 실효성에 있어 그리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제도인데요.
주례 행사처럼 주말 만 되면 마트로 향하던 핸들을 꺾어 시장으로 돌려보았습니다.
이왕이면 가까이 있는 작은 시장보다 구미 근교에서 가장 큰 시장인 선산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선산시장은 2,7일 장인데 차로 30여 분을 달려야하기 때문에 애초 경제성은 염두하지 않습니다.
기름값 뽑을 정도로 살 것도 없었고 그냥 시장 구경이죠.
이 시장은 시골 장터의 성격이 더 강한데다 처음 방문이라 마트 휴무에 의한 영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른 시간부터 꽤 많은 인파로 붐비더군요. 좋아진 날씨도 한 몫 했겠고요.
빠질 수 없는 길거리 음식. 저 노점은 우리 부부의 마지막 코스였습니다.^^
햇양파가 나왔어요.
한 바구니 2,000원인데 마트 양파는 대개 겹이 적고 무른편인데 역시 속이 꽉 찬 햇양파가 좋네요.
먹을 수 있는 풀 묘종들.
어떤 닭인지 낳느라 고생했다.
선산장터에만 이런 과자 장수가 5군데 이상 자리잡고 있더군요.
빤쓰가 무지 싸더라구요.
아내와 저는 서로 "자기 거 사지 그래?"
한 접시 5,000원 짜리 닭강정.
전국의 장을 찾아다니는 상인들과 이렇게 텃밭에서 나온 녀석들을 델코 온 동네 할머니가 한데 모여있습니다.
이제 시장에서 수입과일 보는 것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채널부터 똥까지 각종 명품들의 향연. 백화점 갈 필요가 없겠어요.
상당히 퀄리티가 떨어지는...ㅋㅋㅋ
내륙이다보니 물고기들이 더욱 반갑네요.
갑자기 알을 안 낳아서 팔려고 가지고 나왔다는 암탉을 포함해 많은 꼬꼬댁들이 있습니다.
즉석에서 튀기는 어묵들.
냄새로 유혹하는 김 굽는 아저씨.
떡갈비와 녹두전도 지글지글 유혹을 하구요.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만물상.
고무장갑들이 손을 벌리고 있습니다.
멍게가 유난히 많더군요.
지나가기 만 해도 향긋합니다.
막 쪄내고 있는 각종 빵들.
이건 회오리 감자인데 몇 번 본적은 있어도 처음 먹어봤습니다.
라면스프와 설탕을 섞은 듯 한 가루를 뿌려주는데 불량스런 맛이
상당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가격은 단 돈 1,000원.
대형마트 휴무 덕에 모처럼 멀리 있는 선산시장을 찾았습니다.
여전히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지만 시장의 입장에서만 보면
나쁠 건 없어보입니다. 여러가지 이해관계는 차치하고 말이죠.
돌아오는 길, 3대 대형마트로 갈라지는 교차로 앞.
우연의 일치인지 도로가 한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