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서비스
어느 더운날 저녁, 한 시푸드 패밀리레스토랑.
한창 잘 먹고 있는데 서버가 이걸 놓고 간다.
감자말이 새우다.
고소하게 잘 구워져 맛있어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이걸 왜 놓고 간거지?
메인메뉴에 이와 비슷한 것을 본 기억이 있어
혹시 테이블을 착각한 것이 아닌가 싶어 서버를 불렀다.
"이거 뭐죠?"
잠시 머뭇거리던 서버는
"머리카락 때문에 드리는 거...." 란다.
사실을 이랬다.
아내가 가져온 첫 접시에 담긴 음식 중에 머리카락이 발견되었다.
그걸 보고 입맛을 잃은 아내는 그 접시를 옆으로 치우고
다른 음식들을 가져다 먹었다.
잠시후 빈 접시를 치우러 온 홀 매니저에게 조용히 이야기했다.
"여기 머리카락이....."
머리카락을 확인한 매니저는 안타까운 표정과 함께
죄송하단 말과 주방에 이야기 하겠단 말을 남겼고
난 빙그레 미소로만 화답했다.
마치 머리카락 나온 거 하나로 호들갑 떠는 진상은 아니란듯이 인자하게.....
음식을 먹다가 머리카락을 발견하면 그 것이 눈이 침침하신 어머니의 것, 내지는 가족의 것이 아닌 다음에야
비위가 상하거나 입맛을 잃는 게 보통이지만
사이보그 차두리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어짜피 사람이 하는 일, 머리카락 정도는 이해한다.
다만 컴플레인은 확실히 하고 피드백 또한 확실히 받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뭔가 바란 것은 아니지만
머리카락이 나온 것에 대한 사과의 뜻인지, 아님 진상 떨지 않은 것에 대한 고마움의 뜻인지
머리카락 덕에 예정에도 없던 감자말이 새우를 얻어 먹긴 했다. ^^;;;;
먹는 거라면 별것 아닌 것에도 행복해하는 날 보고 아내는 '돼지본능'이란다.
이거 종종 머리카락이 발견되길 빌어야 하는 건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