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가을산 냉산에서의 소박한 단풍놀이
바빠도 단풍은 구경해야겠기에,
운전하면서 바라보는 길거리 단풍은 단풍이 아니라는 아내의 협박에
숨겨진 명소를 우연히 찾아 떠난 가을 산행길입니다.
냉산이라는 다음지도에도 검색이 안되는 정말 숨어있는 곳입니다.
오히려 산사인 도리사가 더 유명하죠.
도리사로 진입하는 초입길입니다.
청주시 진입로 만큼이나 가로수길이 아주 멋지네요.
드라이브 할 맛 납니다.
군데군데 단풍이 물들 곳이 아닌 곳에 타고 올라 물든 빠알간 색들을 대하면서
이런 우거진 숲 속에 난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갑니다.
숨이 턱밑에 찰때 쯤 트이는 산꼭대기와 하늘.
볼에 먹을 것을 가득 물고있는 산주인 다람쥐도 만나구요. 웬만해선 도망가지 않는....
역시 산에 살고있는 파리님. --;;;; 집파리와는 포스가 남다른.....털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헐떡대던 숨을 고르며 위를 바라보면 어느새 하늘과 맞닿은 도리사를 만납니다.
나중에 알고봤더니 저기 보이는 건물은 해우소였다는....
파란 하늘과 빨간 단풍, 노란 감까지.... 가을 맞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이구요.
변비가 저절로 나을 듯.
꽤 높은 곳에 위치한 도리사에서 바라다보면 멀리 첩첩산중이 눈에 들어옵니다.
절에서 도토리를 씻고 계신 보살님.
아마 묵이라도 쑤실 모양입니다.
은행잎도 아닌것이 노랗게 물든 단풍이 있어 신기해서 한 컷.
도리사는 신라시대 지어진 절이라는데 극락전은 특별히 개보수를 하지 않은 듯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맑게 웃고 있는 동자불. 700원입니다. --;
화려한 단풍에 맘을 뺏기기보다는 멀리 자연을 바라보며 마을 추스리는 고즈넉한 가을 산행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