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카레를 타고,농심[비 29] 내 입맛을 폭격하다.
'비 29'
소비자들의 끊임 없는 요구에 의해 복고 열풍을 타고 탄생한지 28년 만에, 그리고 자취를 감춘 뒤 18년 만에
다시 돌아온 농심의 '카레맛 과자'입니다.
비 29 과자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죄송하지만 나이를 제법
잡수신 분들이군요. 아~ 물론 저도 포함입니다. ^^
카레가 그다지 흔치 않았던 어린시절, 비 29를 먹으면서 카레향에
빠져들었던 과거. 그 맛의 기억마저도 가물가물 해 진 비 29가
GMO(유전자변형)으로 부터 안전한 호주산 옥수수를 사용, 적외선
로스팅 공법으로 속까지 바삭하게 만들고 실제 카레까지 첨가되어
강렬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포장지에 담겨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세대 뿐
아니라 신세대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기 위해 이 여름 재 출시 되었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ㅎ 그럼 맛있는 카레의 세계로 떠나 볼까요? Let's go!
우연의 일치일까요?
미 B-29 폭격기가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 뜨리고
얼마지 않아 일본이 항복을 해
해방이 된 8월 15일 광복절 아침,
농심 비 29와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카레의 강렬한 풍미 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풍기는 첫 만남입니다.
일단 이 과자는 봉지의 그림과 내용물의 형태가
일치하는 몇 안되는 바람직한 과자 중 하나입니다.
비 29는 실제 카레를 사용, 인공적인 향으로 맛을 낸 무늬만 카레 과자가
아닌 진짜 카레 과자입니다. 봉지를 열자마자 진하게 풍겨오는 카레향이
분명 인위적으로 첨가한 향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과자의 사이즈는 비교적 큰 편인데 입에 넣으면 확 사라져버려
실망마저 안겨주는 콘스넥 특유의 허무한 성향을 시각적으로나
부피감으로 적당한 포만감을 주어 잘 보완하고 있으며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누구니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큰 사이즈임에도 적외선 로스팅 공법이 만들어 낸 '속까지
바삭함'으로 씹을때 마다 입안에 퍼지는 진하고 깊은 카레향은 카레
과자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① 봉지를 뜯고 카레향을 음미합니다.
② 비 29를 입안에 넣고 잠시 기다립니다.
③ 비 29가 촉촉해지면 맛있게 먹습니다.
이상은 제조사가 추천하는 비 29 맛있게 먹는 방법입니다만 첫 번째 카레향을 음미하는 것 까진 그렇다 치고
비 29를 입에 넣고 촉촉해 질때까지 잠시 기다린다는 것은 보통의 인내심이 아니면 행할 수 없는 고도의
정신수양이 된 분들만이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 기다림의 시간은 아마 영겁(永劫)과 같은 시간이 아닐지....
자꾸만 손이 간다는 어느 과자 처럼,
스타크래프를 하는 PC방 죽돌이의 마우스 클릭질 처럼
과자를 입에 넣는 손길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맛에
눈 깜짝할 사이 봉지는 어느새 재활용 분리수거함으로
들어갈 운명.
혹시나 하는 마음에 봉지를 거꾸로 들고 입에 털어보지만
큰 사이즈로 제대로 만들어져 상처나 작은 부스러기 하나 없는 비 29.
떨어지는 약간의 분말에 만족해야 하는 아쉬움.
그래서....
☞(재미난 웹툰 보러가기)
제발 그냥 먹으라는 웹툰의 교훈을 무시한 채 사고를 치니.....
짠~~ 카레 과자에 밥 비벼 드셔봤어요?? 안 드셔봤음 말을 마세요!
인도카레 전문점 다~ 문 닫습니다.
평소 잡곡을 즐겨 먹는 레드, 비 29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특별히 흰 쌀밥을 준비하고 약간의 간을 위해 후리카케와
강황가루를 솔솔 뿌리고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린 후 비 29를 토핑, 살살 비벼서 한 입 넣으면....
입맛마저 자극하는 향긋한 카레맛. '끓는 물에 3초 카레' 저리 가라 맛있습니다.
밥의 뜨거운 김에도 쉬 눅눅해지지 않고 특유의 바삭함을 유지하다가도 입에 들어가면 사르르 녹으며 짭조름하고
향긋한 카레 맛으로 한톨 한톨 밥알을 에워싸는 비 29!
밥에 비 29를 얹어 먹은 것은 평소 지론인 레드의 '막 해 먹기'나 엽기적인 방법을 보여드린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밥과 먹어도 훌륭한 반찬이 될 정도로 카레의 풍미가 훌륭하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 심오한 작품세계입니다.
어설프게 카레향을 흉내 낸 과자가 아닌 본격적으로 카레의 맛과 향을 즐기고 만족할 수 있는 과자 비 29.
이 과자의 재출시를 바라던 소비자들은 급기야 조직적('비 29의 재 생산을 바라는 네이놈카페')으로 회사에 요구를
하기 시작했고 결국 2009년 여름 약 30년의 세월을 품에 안고 재출시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과자봉지의 일러스트 역시 그 카페의 회원의 작품이라죠? 이렇듯 다시 탄생한 비 29는 제품의 물리적 특성 뿐
아니라 그 탄생 배경에 있어서도 소비자에 의한 요구를 적극 반영해서 출시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찾은 수 있습니다.
이렇듯, 추억의 비 29를 기억하는 지난 세대들은 물론 카레 과자를 처음 접하는 요즘 세대의 구미에도 분명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이 비 29가 아닌가 싶네요. 비 29가 복고의 바람을 타고, 또 카레의 건강식품 이미지를 가지고
그 시절 폭격기 처럼 얼마나 폭발적으로 과자의 한 트렌드를 이끌어 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