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이 주는 행복 /막 해 먹기

쉽고 특별한 한 끼, 돈부리

레드™ 2010. 2. 18. 08:01

 

 

홀로 지내던 가까운 어느 주말 점심, 밥통을 열어보니 밥은 많은데 특별히 해 먹을 건 없고....

냉장고 뒤지면 나오는 재료들로 볶음밥이나 만들어 볼까?

하다가 생각난 돈부리를 바로 실천에 옮겨봅니다.  

 

돈부리(どんぶり)는 덮밥을 말하는데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제육덮밥이나 오징어덮밥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국물이 좀 흥건한 덮밥을 이야기 할때 굳이 돈부리란 표현을 쓰는 것 같아요.

또 일본에서는 그 덮밥을 담는 오목한 그릇을 일컫기도 하더군요.

 

고슬고슬 날아갈 듯 한 중국집 볶음밥도 좋지만 오늘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돈부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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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참치통조림, 어묵, 느타리버섯, 양파, 당근, 부추

(양 많은 사람의 1인분 및 양 적은 사람들의 2인분 기준으로) 계란2개, 물1컵, 간장2큰술, 맛술1큰술, 혼다시1작은술, 후추

 

 

 

 

 채소는 집에 남아있는 것들을 모아서 사용하구요. 싱싱한 해산물이나 고기 종류 같은 주인공을 대신해 참치캔을 하나 땄습니다.

계란은 미리 풀어 놓는데 막 저어서 잘 섞는 것 보다 젓가락을 대충 휘둘러서 흰자와 노른자를 어느정도 구분지어 놓는것이 나중에 모양이 예뻐요.

그리고 일본풍의 돈부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가쓰오부시 육수나 혼다시인데요.

달짝지근한 가쓰오부시 특유의 맛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죠. 육수를 내서 쓰면 좋겠지만 간편하게 혼다시를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티 스푼 하나의 혼다시가 패떳에서 찌개나 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라면스프 만큼이나 절대적이지만 아쉬운대로 우리 다시다 같은 조미료를 써도 됩니다.

 

 

 

 먼저, 준비된 재료를 기름 두른 팬에 살짝 볶다가 물을 붓고, 바로 끓기 시작하면 맛술도 넣은 후 간장과 혼다시로 간을 맞춘 다음,

풀어 놓은 계란을 빙그르르 돌려가며 부어줍니다. 계란을 부은 후엔 젓지 말고 그대로 익혀주면 되고 취향에 맞게 계란이 익으면

불에서 내려 준비한 밥 위에 살포시 얹어주면 됩니다. 그 전에 후추도 뿌려주고요.

 

 

 

별것 아닌것이 참 먹음직스럽게 완성됐습니다.

조리시간도 무척 짧고 방법도 쉬운지라 볶음밥 만큼이나 아무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네요.

큼직한 새우튀김 하나 올려져 있음 금상첨화겠지만 즉흥적으로 만든 것 치고는 만족합니다.

 

 

 

 

언뜻 일반적인 덮밥 같아 보이지만 살짝 재료들을 걷어보면.....  이정도의 국물이 먹기에 적당한 것 같아요. 

천천히 먹다보면  밥알들이 국물을 다 흡수해버리는 정도입니다.

 

 

 

밥과 덮밥재료가 거의 1:1이기 때문에 국물이 있어도 젓가락으로 기분 내면서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촬영 후 숟가락으로 막 퍼 먹었습니다. 

 

적당히 익힌 재료이 어울어져 내는 달큰하고 짭조름한 맛이 익숙한 듯 이국적인 느낌을 전해줍니다.

지금 냉장고를 뒤져서 특별할 것 없는 재료들로 특별한 한 끼를 꾸며보는 건 어떨까요?^^

설에 남은 전이 있으면 넣고 만들어도 좋겠네요.